ESG투자의 투명성을 명확하게 감사할 수 있어야
글로벌 ESG 채권 상품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파리협약에서 기준으로 삼은 기후협약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투자를 받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영국 싱크탱크 인플루언서맵(InfluenceMap)은 지난달 발간한 '기후 기금이 파리협약에 맞춰져 있는가?'(Climate Funds: Are They Paris Aligned?) 라는 보고서에서 "ESG 범주로 등록된 593개의 펀드 상품 중 421개의 상품과 기후위기 개선을 테마로 한 펀드 130개 중 72개의 상품이 파리 기후 협약 목표치에 미달한다"고 밝혔다. 또 "기후위기 개선 펀드조차도 화석 연료를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억5300만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ESG 및 기후 투자 상품은 2020년 총 가치가 1조7000억달러로 급성장했지만 이러한 투자 상품에 대한 감사는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도이치 은행의 자산 관리 부서가 투자사의 환경과 사회 인증을 허위로 표기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SG 투자의 불투명성과 도덕적 해이가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기업이 ESG 자체를 일종의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뿐 실제 기후위기 해결과 환경 보호는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옥스포드 대학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000대 공기업 중 21%가 탄소 배출량 0%을 공약했지만, 국제연합(UN) 'Race to Zero'에서 설정한 기준을 충족한 곳은 이들 중 25%에 불과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이른바 ‘탄소제로’ 정책을 발표한 기업들 중 3분의 1은 운송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위해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3월 10일 부터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을 시행하고 있다.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란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투자상품의 ESG 요소를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가 글로벌 금융권의 ESG 제도화에 있어 첫걸음이라는점에서 중요하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유럽연합에 진출하는 금융권만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투자상품의 ESG 요소와 기준치 등을 투명하게 평가하는 국제기준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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