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는 미끼상품? 상당수 파리협약 목표치 미달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2 14:37:27
  • -
  • +
  • 인쇄
기업이 ESG를 마케팅으로만 활용
ESG투자의 투명성을 명확하게 감사할 수 있어야

글로벌 ESG 채권 상품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파리협약에서 기준으로 삼은 기후협약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투자를 받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영국 싱크탱크 인플루언서맵(InfluenceMap)은 지난달 발간한 '기후 기금이 파리협약에 맞춰져 있는가?'(Climate Funds: Are They Paris Aligned?) 라는 보고서에서 "ESG 범주로 등록된 593개의 펀드 상품 중 421개의 상품과 기후위기 개선을 테마로 한 펀드 130개 중 72개의 상품이 파리 기후 협약 목표치에 미달한다"고 밝혔다. 또 "기후위기 개선 펀드조차도 화석 연료를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억5300만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ESG 및 기후 투자 상품은 2020년 총 가치가 1조7000억달러로 급성장했지만 이러한 투자 상품에 대한 감사는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도이치 은행의 자산 관리 부서가 투자사의 환경과 사회 인증을 허위로 표기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SG 투자의 불투명성과 도덕적 해이가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기업이 ESG 자체를 일종의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뿐 실제 기후위기 해결과 환경 보호는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옥스포드 대학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000대 공기업 중 21%가 탄소 배출량 0%을 공약했지만, 국제연합(UN) 'Race to Zero'에서 설정한 기준을 충족한 곳은 이들 중 25%에 불과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이른바 ‘탄소제로’ 정책을 발표한 기업들 중 3분의 1은 운송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위해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3월 10일 부터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을 시행하고 있다.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란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투자상품의 ESG 요소를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가 글로벌 금융권의 ESG 제도화에 있어 첫걸음이라는점에서 중요하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유럽연합에 진출하는 금융권만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투자상품의 ESG 요소와 기준치 등을 투명하게 평가하는 국제기준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