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2050 탄소중립' 합의실패...중국·러시아 반대로 '반쪽선언' 그쳐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1 12:26:09
  • -
  • +
  • 인쇄
공동선언문 채택 놓고 신흥공업국들 집단반발
결국 '21세기 중반쯤 탄소중립 달성' 문구로 대체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 G20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앞줄 오른쪽 7번째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G20 정상회담에서 '탄소중립' 시점을 합의하는데 끝내 실패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31일(현지시간) 로마에서 폐막한 정상회의에서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는 파리기후협약의 '2도 이내 억제'보다는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파리기후협약에서는 2℃ 이내 억제를 명시하고 "추가적으로 1.5℃ 이내로 억제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탈탄소'를 비롯한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합의하는데는 실패하면서 '반쪽짜리 선언'이라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공동선언문은 탄소중립의 실현연도를 못박지 않고 '21세기 중반쯤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탈석탄과 관련해서도 '해외에서 추진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건축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석탄발전을 가능한 한 빨리 폐지한다'는 식으로 돼 있다. 구체적인 시점을 못박지 않고 모호하게 서술한 것이다.

탄소중립 시점을 못박지 못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030년과 2050년까지 각각 탈석탄과 탄소중립을 명시할 것을 주장했지만 중국 등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주장했고 인도는 시점을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탈석탄에 대해서도 중국과 인도는 서방 국가들과 이견을 보였다. 중국과 인도는 자국내 석탄 소비를 단계적으로 감축하자는 G20의 제안을 처음부터 반대해 왔다. 특히 중국은 석탄을 주요 발전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석탄발전을 줄이는 것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라브포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G20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50은 마법의 숫자가 아니다"며 "그것이 유럽연합의 포부라면 각 나라들도 자신만의 목표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도 2050년 탄소중립이 모두가 따라야 하는 것임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올 8월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AR6)에 따르면, 지구 지표면의 온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2040년에 이르면 산업화 이전보다 1.5°C 상승한다. 이 보고서는 2050년도 탄소중립도 너무 늦는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탄소중립 시점합의에 실패하자,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일제히 이 국가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번 G20 선언은 급속히 뜨거워지는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에 불과하다"며 실망스러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많은 사람들도 똑같이 실망스러울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국가는 석탄발전이 자국과 지구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며 "모든 국가의 모든 부분에서 탈석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탄소중립 시점에 합의하지 않은 G20 선언문 채택에 환경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관계자는 "우리는 기온상승 폭이 2.7℃에 달하는 지구온난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재앙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로마에서 보여준 우유부단함과 분열이 지구를 불태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G20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상들은 영국 글래스고로 이동해 COP26에서 남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기후/환경

+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온난화로 심해까지 '뜨끈'...미생물은 오히려 활발해진다?

온난화가 심해까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 미생물 일부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가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