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와 남중국해, 지중해는 "오염 한계치에 도달"
전세계 해양생물의 88%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노출돼 있고, 우리나라 서해와 동중국해 등 일부 바다는 생태계 회복이 불가능한 한계에 도달했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이 독일 알프레드배그너연구소(Alfred Wegener Institute)와 함께 조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이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2050년에 이르면 해양플라스틱 폐기물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그린란드 면적의 2.5배 달하는 수준이다. 플라스틱 증가 추세가 21세기말까지 이어진다면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5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해양플라스틱 및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측정한 2590건의 과학연구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양생물의 88%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에서 깊은 해저까지, 극지방에서 가장 외딴섬의 해안에 이르기까지 바다의 모든 부분이 플라스틱에 오염됐고, 가장 작은 플랑크톤에서 가장 큰 고래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에 WWF는 플라스틱에 관한 국제협정을 긴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전반에 퍼지면서 거의 모든 생물종이 플라스틱의 위협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최소 2144종의 해양생물 서식지가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해양조류의 90%,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진주 담치, 굴과 같은 조개류에서도 플라스틱 성분이 발견됐으며, 정어리 통조림의 5분의 1에 플라스틱 입자가 들어있다고 경고했다.
산호초나 맹그로브 등 주요 해양생태계 생물종이 플라스틱 오염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중해의 몽크바다표범, 향유고래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남획, 지구온난화, 부영양화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배로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한계치를 초과하면 '생태적 위험한계선'을 넘게 되면서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서해(황해)와 동중국해, 지중해, 북극 해빙지역 등은 오염수준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이미 생태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한계에 도달했다. 한계치를 초과한 지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일부 지역은 '생태계 붕괴'에 직면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가 한계치를 넘으면 개체수 감소 등 생물종 멸종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이릭 린데베르그 WWF 전문가는 어업이 주요 해양오염 원인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일회용 플라스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양생태계가 흡수할 수 있는 플라스틱 오염의 양은 제한적"이라며 플라스틱 대규모 감축을 촉구했다.
플라스틱 오염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WWF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열리는 유엔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 제정을 촉구했다. 1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7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156개 유엔회원국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또 전세계 200만명 이상이 WWF의 'No Plastic In Nature' 캠페인에 참여했다.
기슬레인 르웰린 WWF 글로벌해양프로그램부국장은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려면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국제조약에 동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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