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삼킨 미세플라스틱...해양생물 88% 오염에 노출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2-09 13:52:18
  • -
  • +
  • 인쇄
WWF "205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폐기물 4배 증가"
서해와 남중국해, 지중해는 "오염 한계치에 도달"


전세계 해양생물의 88%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노출돼 있고, 우리나라 서해와 동중국해 등 일부 바다는 생태계 회복이 불가능한 한계에 도달했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이 독일 알프레드배그너연구소(Alfred Wegener Institute)와 함께 조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이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2050년에 이르면 해양플라스틱 폐기물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그린란드 면적의 2.5배 달하는 수준이다. 플라스틱 증가 추세가 21세기말까지 이어진다면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5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해양플라스틱 및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측정한 2590건의 과학연구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양생물의 88%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에서 깊은 해저까지, 극지방에서 가장 외딴섬의 해안에 이르기까지 바다의 모든 부분이 플라스틱에 오염됐고, 가장 작은 플랑크톤에서 가장 큰 고래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에 WWF는 플라스틱에 관한 국제협정을 긴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전반에 퍼지면서 거의 모든 생물종이 플라스틱의 위협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최소 2144종의 해양생물 서식지가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해양조류의 90%,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진주 담치, 굴과 같은 조개류에서도 플라스틱 성분이 발견됐으며, 정어리 통조림의 5분의 1에 플라스틱 입자가 들어있다고 경고했다.

산호초나 맹그로브 등 주요 해양생태계 생물종이 플라스틱 오염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중해의 몽크바다표범, 향유고래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남획, 지구온난화, 부영양화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배로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한계치를 초과하면 '생태적 위험한계선'을 넘게 되면서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서해(황해)와 동중국해, 지중해, 북극 해빙지역 등은 오염수준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이미 생태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한계에 도달했다. 한계치를 초과한 지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일부 지역은 '생태계 붕괴'에 직면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가 한계치를 넘으면 개체수 감소 등 생물종 멸종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이릭 린데베르그 WWF 전문가는 어업이 주요 해양오염 원인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일회용 플라스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양생태계가 흡수할 수 있는 플라스틱 오염의 양은 제한적"이라며 플라스틱 대규모 감축을 촉구했다.

플라스틱 오염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WWF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열리는 유엔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 제정을 촉구했다. 1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7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156개 유엔회원국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또 전세계 200만명 이상이 WWF의 'No Plastic In Nature' 캠페인에 참여했다.

기슬레인 르웰린 WWF 글로벌해양프로그램부국장은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려면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국제조약에 동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기부하고 봉사하고...연말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하는 기업들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기부와 봉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LG는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

'K-택소노미' 항목 100개로 확대..히트펌프·SAF도 추가

'K-택소노미'로 불리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항목이 내년 1월 1일부터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K-택소노미는 정부가 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발적 탄소시장' 보조수단?..."내년에 주요수단으로 부상"

2026년을 기점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거래량 중심에서 신뢰와 품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현지시간) 탄소시장 전문매체 카본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기후/환경

+

[아듀! 2025] 끊이지 않았던 지진...'불의 고리' 1년 내내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들은 2025년 내내 지진이 끊이지 않아 전세계가 불안에 떨었다.지진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7일 중국

30년 가동한 태안석탄화력 1호기 발전종료…"탈탄소 본격화"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12월 31일 오전 11시 30분에 가동을 멈췄다. 발전을 시작한지 30년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충남 태안 서부발전 태안

탄녹위→기후위로 명칭변경..."기후위기 대응 범국가 콘트롤타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기후위)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번 명칭 변경은 지난 10월 26일 '

EU '플라스틱 수입' 문턱 높인다...재활용 여부 입증해야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합의가 수차례 불발되자, 참다못한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재활용 의무화되는 품목은?...내년 달라지는 '기후·환경 제도'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들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또 일회용컵이 유료화되고, 전기&mid

2026년 '붉은 말의 해' 첫날…지역별 일출 시간은?

2026년 1월 1일 오전 7시 26분, 새해 첫 해가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31일 기상청 따르면 새해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전망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