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산불의 악순환...UN "산불 2050년까지 30%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5 11: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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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식으로 진압할 수 없는 대형산불 빈번
산불 직접대응보다 산불예방에 초점 맞춰야


산불이 기후위기와 토지개발로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유엔은 캘리포니아, 호주, 시베리아를 초토화시킨 산불이 2030년까지 14%, 2050년까지 30%, 21세기말까지 50%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환경, 야생동물, 인간의 건강, 사회시설을 파괴하고 있다.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산불 추세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산불에 영향을 받지 않던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생태계는 제기능을 하려면 국지적인 산불이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사회 및 경제, 환경에 위험을 초래하는 비정상적 자유연소식 생화재로 정의되는 '대형산불'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미국은 약 300만 헥타르(3만km²)에 달하는 산림이 불탔으며, 불길은 점점 진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올 2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기존 방식으로 진압되지 않는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는 고온, 가뭄, 강한 바람 등 산불이 발생하기 유리한 조건을 형성한다. 산불은 이탄지대, 영구동토층, 숲 등 탄소가 풍부한 생태계를 파괴해 불이 더 잘 번지도록 만들고,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산불로 인한 탄소배출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해결이 산불예방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불대비책의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산불 예방이 더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응급구조에만 집중해 엉뚱한 곳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불에 대한 직접대응은 현재 자금의 50% 이상을 지원받는 반면, 계획 및 예방지출은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투자금의 절반을 계획 및 예방, 준비에 투입하고 3분의1은 대응, 20%는 복구에 투입하는 '산불대비공식'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습지 및 이탄지대와 같은 생태계를 복원하면 완충지대를 생성해 산불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기존지식과 국제협력이 결합된 과학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불관리전략은 세계적으로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적도에 가까운 생태계는 어느 정도의 산불이 필요하고, 비교적 고위도의 생태계에서는 산불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마존 등 열대우림은 예외로, 적도에 걸쳐 있지만 산불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지역이다.

샐리 아치볼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생태학 교수는 "산불은 강우처럼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발생한다"며 "관리전략은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간차원의 경우 연구진은 정해진 연료로 불을 통제하며 지피고, 동물을 방목해 환경 속 가연성물질을 줄이는 것, 그리고 민가에서 너무 가까운 나무들은 제거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연기흡입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줄이며 교대근무 사이의 적절한 휴식을 장려하는 등 소방관을 위한 보건안전기준 개선을 요구했다.

아치볼드 교수는 "산불에 대비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은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하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뿐만 아니라 돈과 자원을 올바른 방향으로 분산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프로그램 사무총장은 "더 많이 투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기후변화와 싸움으로써 산불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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