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H&M·아소스' 퇴출되나?...EU '2030년 패스트패션 종식' 추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1 16:30:39
  • -
  • +
  • 인쇄
의류의 내구성·재활용가능성 조건 도입한다
매립지로 보내는 미판매 제품의 양 공개요구


유럽에서 패스트패션이 쫓겨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친환경설계규정의 적용범위를 확장한다며 2030년까지 패스트패션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규정은 직물을 시작으로 추후 다양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친환경설계규정의 기준에 내구성 및 재활용 가능성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EU의 친환경규정은 토스터, 세탁기 등 다수의 소비재에 대한 에너지 효율기준을 세워두고 있다. 여기에 내구성·재활용 가능성 기준을 도입할 경우 제조업체는 제품에 재활용 재료를 일정량 이상 쓰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재료를 제한해야 한다.

프란스 팀머만스(Frans Timmermans) EU 그린딜담당 부위원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은 오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이 고장나면 고칠 수 있어야 하고 스마트폰은 기능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에게 가지 않으면 휴대폰 배터리조차 교체할 수 없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옷은 세탁을 세번 한 후에도 오래 지속돼야 하고 재활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EU집행부는 낭비문화 단속계획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쓰레기 매립지에 보내는 미판매 재고의 양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아직 많은 검토가 필요하지만, 위원회는 미판매 제품을 매립지로 보내는 관행을 금지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EU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의 수명을 단축하는 기능, 가령 시간이 지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기능을 중지하거나 다운그레이드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 규제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이 계획이 패션산업을 얼마나 변화시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U관계자에 따르면 매트리스와 카펫이 EU의 1차 친환경규제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양말을 제외한 의류나 신발 전반에 걸쳐 규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비르지니주스 신케비치우스(Virginijus Sinkevichius) EU 환경위원은 "2030년까지 EU시장에 나오는 직물의 재활용 섬유 비중 및 수명을 늘리고 재활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가 "패스트패션이 유행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며 "지금처럼 옷을 자주 버리고 교체할 필요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은 패스트패션에서 벗어나 멋진 대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표명했다.

유럽에서는 옷, 신발을 비롯한 섬유제품을 매년 인당 평균 11kg씩 버린다. 섬유는 식량, 주택, 운송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막대한 양의 물과 원자재를 소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안이 발효될 경우 영향은 전세계에 미칠 전망이다. EU에서 소비되는 의류 및 가정용 직물의 약 4분의 3이 타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안은 유럽의 세계 천연자원 소비량을 줄이는 EU의 '순환경제' 계획의 일부다. 또한 위원회는 EU 소비자법을 개정해 그린워싱과 계획된 노후화를 불법으로 규정하기를 요구했다. 이는 제품이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을 입증할 수 없으면 제품을 "친환경" 또는 "녹색"으로 설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누사 어반시치(Nusa Urbancic) 비정부기구 시장변화재단(Changing Markets Foundation) 이사는 패션업계가 너무 오랫동안 "오염원 부담원칙"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는 오래가지 않도록 디자인된 값싼 옷들로 소비자를 현혹하지만 개발도상국에 버려지는 산더미같은 쓰레기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잘못된 관행이 이번 발표 이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만에 2곳 응모...기초지자체 합의가 '변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에 민간 2곳이 응모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대체 매립지

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불의 고리' 이틀만에 또...필리핀 규모 7 강진에 쓰나미 경보까지

'불의 고리'에서 연속적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해안

발암물질 PVC로 포장금지 5년...생고기 포장 여전히 랩으로 '둘둘'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을 포장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지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