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재생에너지·청정기술 투자 가속화할 것"
러-우 전쟁으로 각국이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14일(현지시간) 수익결산 컨퍼런스콜에서 "인프라와 지속가능성의 교차지점에서 투자 호황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블랙록의 올 1분기 순수익은 전년대비 18% 늘어난 14억6000만달러(약 1조7859억원)를 기록했다. 래리 핑크 CEO는 "러-우 전쟁이 각국으로 하여금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재고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녹색에너지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와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원의 생산량이 늘겠지만, 결국 세계 곳곳에서 인프라, 재생에너지,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할 것이며, 이는 중요한 장기투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핑크 CE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가 지난 30년간 지켜온 '세계화'라는 방향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지난달 25일 주주 연례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로 우리가 지난 30년간 겪어온 세계화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힌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 시장에 혼란이 빚어졌고, 러-우 전쟁으로 혼란이 가중되면서 블랙록의 투자유입이 주춤했다.
하지만 이번 분기 블랙록의 순유입은 분석가들의 예상치였던 960억달러(약 117조원)를 훌쩍 뛰어넘은 1140억달러(약 139조원)를 기록했다. 순유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560억달러(약 68조5100)에 달한 아이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핑크 CEO는 "이번 1분기에서도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자본을 ETF에 할당하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내 아이셰어즈 2차시장 거래량은 2021년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투입한 시점부터 전방위적인 제재로 러시아 내 블랙록 자산이 동결되면서 170억달러(약 20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손실이 발생했고, 이번 1분기 블랙록의 운용자산은 9조6000억달러(1경1750억원) 규모로 하락했다. 블랙록의 운용자산은 지난 2021년말 처음으로 10조달러(1경2240조원)를 넘어선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 미주리주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의 카일 샌더스 분석가는 "시장의 어려움이 블랙록의 회복력이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ETF,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제품군 등의 사업에 투자하는 기조가 경쟁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랙록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법정 화폐와 일대일 가치가 고정돼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 화폐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사 서클(Circle)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핑크 CEO는 "신중하게 설계된 디지털 결제시스템은 자금 세탁이나 부패의 위험을 줄이면서 국제 거래 결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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