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압 영향으로 이상고온과 가뭄현상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지구온난화로 살인적인 폭염과 폭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어서는 등 연일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월인데 낮 최고기온이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30℃를 넘어서는가 하면, 강수량은 지난해보다 40분의 1로 줄었다. 한마디로 가뭄이 이어지면서 대기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30.1℃를 기록했다. 올들어 낮기온이 3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은 6월 9일(30.2℃)보다 16일이나 빨라졌다. 지난해 5월 24일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24.5℃였는데 이보다 5.6℃ 높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오기도 전에 낮기온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북 경산의 경우는 지난 24일 낮 최고기온이 35.1℃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전국 최고기온이다. 강릉과 정선, 영월 등 강원지역 곳곳에서도 낮 최고기온 33.3℃, 32.6℃, 32.1℃를 기록했다. 이밖에 완도, 광주, 순천도 낮 최고기온이 각각 30.4℃, 30.3℃, 30.2℃로 평년(23∼27℃)보다 높았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것은 고기압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보니 비구름이 형성될 틈이 없이 뜨거운 날씨가 내리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기상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올해는 예년보다 고기압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햇빛이 강하고 비가 내리지 않아 기온이 더욱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기압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은 크게 줄었다. 5월 1일~24일 전국 강수량은 2.8mm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5월 강수량 112mm의 40분의 1 수준이다. 비가 온 횟수도 7번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4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한창 모내기를 해야 할 시기에 가뭄으로 피해를 입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북 고창의 경우는 올해 1∼5월 누적 강수량이 149.mm로, 지난해 같은기간 강수량 278.4mm의 53.7%에 불과하다. 이같은 가뭄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올해 농산물 작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5월의 고온현상이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예보한 '3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6·7·8월 기온이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80%에 달한다. 미국과 영국 등 각국 기상청과 관계기관의 기후예측모델에서도 한반도의 6~8월 기온은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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