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어종보다 산소요구량 높은 어종"
지난달 말부터 경남 창원시 진해만 정어리 집단폐사 현상의 원인이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산만에서 정어리 떼죽음이 처음 관찰된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져 마산만과 진동만 일대에 200톤 이상의 정어리 떼가 폐사했다.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정어리떼 폐사 원인 규명에 나선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8일 현장조사, 생물분석, 해양환경, 적조 등 여러 항목을 조사한 결과 '산소 부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진해만 일대에서 그동안 수거된 폐사체는 몸 길이 14~16㎝의 정어리가 대부분이었고, 멸치와 돔류 등이 극히 일부 섞여 있었다. 폐사된 개체 대부분은 입을 벌린 상태였는데 이는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때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 해당한다.
정어리떼 대량 폐사가 발생한 마산합포구 해양누리공원(마산만), 진동만 북부해역에서는 현장조사 당시 빈산소수괴가 수심 4m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됐다.
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농도 3㎎/L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의 호흡활동을 방해한다. 주로 여름철 수온이 높아지면서 바닷물 상층부와 저층부 사이에 밀도 약층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바닷물이 섞이지 못해 상층부로부터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서 저층의 용존산소가 고갈되어 발생한다.
수산과학원 생물분석에서는 정어리의 대량 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고 해양환경 조사 결과, 해저퇴적물 내 유기물, 황화물 등 오염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집단폐사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여서 이같이 결론내려진 것이다.
특히 폐사체 대부분이 정어리인 것에 대해 정어리가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이라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집단폐사한 사례가 있다.
우동식 수산과학원 원장은 "수산생물의 대량 폐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어장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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