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美 화력발전소?…석유가스 90억달러 투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2 08: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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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화석연료 투자금의 2/3 차지
바이든 탈탄소정책 무색…기후재앙 부채질


미국이 화석연료 투자금의 3분의 2를 아프리카에 쏟아붓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6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면서 전세계 기후위기 리더로서 보이는 행보와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한 이후 아프리카 석유가스 사업에 9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는 미국이 전세계 화석연료에 투자한 자금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6억8200만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재생에너지 신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며 전세계적으로 '탄소집약적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관련 주요기관과 가까운 소식통들은 아직 대통령의 목표를 준수할 계획이 없으며 추가 온실가스 배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케이트 디앤젤리스(Kate DeAngelis)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국제금융관리자는 "지난 2년간 해외 화석연료금융의 진전은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진하다"며 부유한 석유기업들이 납세자들의 지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에너지프로젝트의 주요 자금제공자인 미국 수출입은행(Exim)과 미국 개발금융공사(DFC)가 최근 몇 년간 재생에너지 지원을 늘렸지만 디앤젤리스에 따르면 이들은 화석연료 자금지원을 중단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도 지원하고 있다는 면죄부 의식으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해외에서 화석연료를 승인하는 데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 위기를 받아들이는 심각성이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일침했다.

Exim은 미국의 공식 수출신용기관으로 1945년 미 의회가 독립기구로 설립해 자금을 조달하고 수출을 촉진해 미국 일자리를 강화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기관은 지난 10년간 남아프리카 석탄채굴과 나이지리아 석유시추를 지원해왔으며 현재 모잠비크의 가스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그 지원금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재생에너지 투자금의 51배에 달했다. 이는 앞으로 바이든 미 대통령의 기후리더십 메시지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Exim 측은 내년에 재생프로젝트에 총 6억 5천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제도상 화석연료투자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이며 석유가스보다 재생에너지 분야를 명시적으로 선호해야할 법적 의무도 없다.

레이첼 키테(Rachel Kyte) 미국 터프츠대학 플레처스쿨 학장이자 Exim 기후위원회 의장은 "모든 기관이 녹색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지만 한순간에 뒤집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거래 및 투자파트너로부터 엇갈린 메시지를 받는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는 다양한 광물이 풍부하지만 6억 인구가 전기 없이 살고 있는 대륙으로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심각해지는 홍수와 폭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20개국 중 17개국이 아프리카에 있으며 따라서 아프리카 대륙이 반복되는 기후재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태양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지역이지만 현재까지 서구사회는 대륙의 태양열보다 화석연료에 더 집중하는 실정이다.

유바 소코나(Youba Sokona)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부회장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산업화가 필요해 투자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리카 지역사회에 태양열 전기시설을 배치할 기회가 분명 있었지만 "미국의 투자는 아프리카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출용 화석연료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 상황을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Exim과 DFC가 제공한 34억 달러의 화석연료투자금은 오히려 일부 아프리카 정부로부터 생활수준을 높이고 과거 서구열강에게 약탈된 자원을 활용하게 한다며 환영받았다. 마키 살(Macky Sall) 세네갈 대통령은 지난 5월 아프리카의 가스채굴을 막는 일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기후운동가들과 바이든 행정부도 이러한 입장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후재앙을 피하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신규 화석연료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존 케리(John Kerry) 바이든 행정부 기후특사는 지난달 가스가 비록 메탄을 배출하나 석탄이나 석유보다 비교적 깨끗한 에너지이므로 재생에너지 전환단계에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im 또한 2019년 프랑스 석유대기업 토탈(Total)이 감독하는 모잠비크 북부 가스프로젝트에 47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가스사업에 최대 규모의 투자를 했다.

이 토탈프로젝트는 논쟁과 폭력, 그리고 탄자니아와 접경한 카보 델가도 지역 농민들의 이주문제에 시달려왔다. 토탈은 모잠비크 해안에서 시추된 액화천연가스를 처리하고 선적하기 위해 팔마(Palma) 타운 근처에 항구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지만 이슬람무장단체 알 샤바브(Al-Shabaab)의 공세로 공사가 지난해 4월 중단됐다. 재가동은 잠정적으로 내년에 계획되어 있다.

Exim은 대출을 하기 전 저항세력의 폭력 가능성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로 1만6000개 이상의 미국인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7월에는 미 의회에서 해당 지역의 분쟁 위협이 "미국의 평화, 안보, 개발목표를 위협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다니엘 리베이로(Daniel Ribeiro) 모잠비크 환경단체 유스티사 앰비언탈(Justiça Ambiental)의 캠페인코디네이터는 "지역사회는 흐지부지됐으며 이 지역 사람들 모두 지금 상황이 훨씬 더 나쁘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가 많은 부를 가져다준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들 가운데서는 이를 바라지 않는 입장도 있다는 것이다.

리베이로는 천연가스 채굴은 국가 상류층 구성원을 더 부유하게 만들 뿐 전기를 쓰지 못하는 모잠비크 국민 70%에게 전기공급 등의 지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카보 델가도에서의 공권력남용 혐의가 Exim에게 넘어갔음에도 이 점이 프로젝트 지원을 약화시키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DFC 대변인은 "DFC는 넷제로미래를 포함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장기기후목표에 맞춰 고도로 발전적이고 저렴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투자하려고 한다"며 이 기관이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에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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