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해결" 주장 신뢰 잃을 수도
미국이 개발도상국에 약속한 기후지원금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빈곤국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적응지원금을 약속한 것과 달리 실제 미 의회에서 지원한 금액은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에 기후영향 완화 및 재생에너지 전환비용으로 매년 114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22일 상원을 통과한 1조 7000억 달러 규모의 미 정부 운영비 지출법안 중 이들 국가에 대한 기후지원금은 10억 달러 미만이었다.
해당 예산안은 아프리카를 겨냥한 2억6000만 달러의 청정에너지 투자와 아시아·태평양 섬 국가 위주를 대상으로 한 적응비용 2억7000만 달러로 편성됐다. 나머지 1억 8500만 달러는 '지속가능한 환경조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지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지난달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 COP27기후정상회담에 참석해 미국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렇게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
살리물 허크(Saleemul Huq) 국제기후변화개발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Climate Change and Development) 소장은 미국이 마땅히 지원해야할 몫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약속한 금액조차 훨씬 넘는다고 강조하며 미 의회 측에서 개도국 지원금으로 겨우 10억 달러를 할당한 것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 환경단체들도 기후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개도국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간 34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2024년까지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의회의 직접세출 외에도 다른 출처에서 돈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 기후지원을 대체로 거부해온 공화당이 1월 하원을 장악하면 이 같은 가능성은 훨씬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대변인은 "114억 달러 목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의제에 있어 최우선 과제"라며 이 목표를 끝까지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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