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12% 투자했다더니 1.5%…기소당한 석유기업 '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2 17:00:28
  • -
  • +
  • 인쇄
비영리단체, '그린워싱' 행위 고발
美 SEC에 철저한 조사·처벌 촉구
▲다국적 석유대기업 쉘(Shell)의 기업아이콘. 쉘은 2021년 지출의 12%가 재생에너지에 투자됐다고 주장했으나 비영리단체 글로벌위트니스는 실제 지출이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사진=언스플래시)

석유대기업 쉘(Shell)이 재생에너지 지출을 과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1일(현지시간)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위트니스는 쉘이 재생에너지에 지출하는 비용을 과장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단체는 이러한 그린워싱 행위에 관해 쉘이 미국 금융규제당국의 조사를 거쳐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쉘은 가장 최근의 연례보고서에서 2021년 지출의 12%가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솔루션 부서에 투입됐다고 밝혔으며 사업부 홈페이지에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 수소 등'에 투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글로벌위트니스는 지출의 1.5%만이 실제 재생에너지 개발에 사용됐고 나머지 부서 자원의 상당부분은 화석연료인 가스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단체 측은 해당 문서를 검토해 2021년 풍력 및 태양광 부문에 셸 지출의 1.5%에 해당하는 2억 8800만 달러가 투자된 사실을 발견했으며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솔루션 부서의 지출 대부분은 가스거래 및 마케팅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카 밀린 글로벌위트니스 선임고문은 "쉘이 말하는 에너지전환은 실상 이들이 하는 일에 반영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로 하여금 쉘이 실제보다 훨씬 크게 재생에너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는 그린워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조사 및 적절한 처벌을 통해 이러한 그린워싱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SEC 측이 이 문제에 조치를 취할 경우 지금까지 미국 연방정부가 화석연료업계의 기후위기 오도 혐의에 관해 시도한 규제 중 가장 공격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쉘은 이러한 투자자 오도 혐의를 부인했다. 쉘 대변인은 "회사의 재무공시가 모든 SEC 및 기타 보고요구사항을 완전히 준수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회사가 총 운영자본지출의 1/3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를 "에너지전환"에 투자해 재생에너지 및 수소연료, 탄소포집기술 개발에 사용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석유가스기업 지출의 약 5%만이 풍력, 태양광 및 기타 재생에너지에 사용됐다. 이는 2019년 1%에서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는 석유기업의 기존 비즈니스에 특히 유리한 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화석연료비용이 급등해 일부 화석연료대기업이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엑손은 작년 이익이 거의 560억 달러에 달했으며 쉐브론은 2022년 365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보고했다.

브루스 휴버 미국 노터데임대학 환경법 전문가는 이번 기소가 환경론자들이 현재 화석연료회사에 가하는 압력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운동가들이 에너지회사의 공시를 면밀히 조사하고 책임이나 처벌의 근거가 될 허위진술을 찾고 있다"며 "이러한 전술이 실제로 화석연료기업들의 탈탄소화를 유도할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기업들은 이러한 압력 없이는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