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광고보다 배출량 수치 더 높아
BMW, 르노, 푸조에서 개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의 탄소배출량이 공식 측정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공과대학에서 해당 기업들의 최신 PHEV 모델을 대상으로 도로주행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기업측에서 제시한 탄소배출량보다 실제 배출량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별도의 휴대용 시스템을 이용해 도시 주변에서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험대상인 BMW·르노·푸조의 모델 모두 표준실험실에서 테스트한 결과보다 훨씬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MW3 시리즈는 광고에 표시된 수치보다 3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
BMW3 시리즈는 1킬로미터당 112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는데, 이는 공식수치인 36g의 3배에 달했다. 푸조의 308은 공식수치 27g보다 20% 높았으며, 르노의 메간(Megane)은 공식수치 30g보다 70% 더 높게 나왔다.
PHEV는 소형배터리와 기존 가솔린·디젤엔진을 결합한 차종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PHEV가 배기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PHEV의 배출량이 기업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공식 배출기준치는 국제표준배출가스측정법(WLTP) 규정을 따르지만 비평가들은 인공실험실 조건이 실제 운전의 영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국 시민단체들이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PHEV가 공식표기된 수치보다 연료소비량이 더 높게 나왔다. 2020년 캠페인그룹 T&E(Transport & Environment)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도 PHEV 탄소배출량이 광고된 것보다 더 높다고 분석했다.
T&E는 정부가 하이브리드보다 완전한 전기자동차 구매를 장려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나 크라진스카(Anna Krajinska) T&E 차량배출관리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모든 지역의 필요에 맞는 배터리와 엔진의 완벽한 조합으로 홍보되지만 이는 신화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실 배출량을 기준으로 PHEV를 취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E 측은 해당 분석 이후 그라츠대학 연구진에게 보다 자세한 연구를 의뢰했다.
자동차산업의 배출감축은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 산업이 기온상승 1.5도 미만 제한이라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목표와 양립하기 힘든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컨설팅기업 커니(Kearney)는 2035년까지 자동차산업의 남은 '탄소예산'이 고갈되고 2050년까지 75%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자동차산업이 파리목표를 달성하려면 무탄소 전력을 공급받으면서도 제조업체들이 공급망의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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