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핵겨울' 닥치면...생존 가능성 높은 섬나라는?

허줄리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0 16:42:46
  • -
  • +
  • 인쇄
호주·뉴질랜드·솔로몬 제도·아이슬란드 유력
"미·중·러 핵겨울 오면 식량 생산량 97% 감소"


갑자기 햇빛이 줄어든 '핵겨울'이 닥치면 생존하기 가장 좋은 섬나라는 호주와 뉴질랜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섬나라 38곳을 대상으로 '핵겨울'이 닥쳤을 때 식량생산, 제조업 현황, 에너지 자급도, 대재난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 13가지 요소를 평가한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솔로몬제도, 바누아투가 피난처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핵겨울'은 핵전쟁, 슈퍼 화산폭발, 소행성 충돌 등으로 갑자기 햇빛이 줄어드는 대재앙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소행성 충돌 가능성보다 화산폭발 가능성을 더 크게 봤고, 이보다 핵폭발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봤다. 또 이같은 일은 인구밀집도가 높은 북반구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어떤 경우든간에 지구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에 수억명의 사람들이 희생 당하는 것은 물론 농업 인프라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진은 북반구보다 남반구의 생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섬나라를 대상으로 생존력을 분석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은 핵겨울이 닥치면 식량 생산량이 97%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그들은 새로운 식량 생산 기술에 의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난처로 꼽히는 섬나라 가운데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는 평가점수 1~2위가 나왔다. 연구진은 "호주의 식량 공급력이 거대하다"며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두 섬나라는 막대한 농업생산 국가이고, 핵 낙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북반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생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막대한 에너지 자원, 충분한 의료보장, 국방예산 등도 호주의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영국 및 미국과 군사 관계로 인해 핵전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비핵화를 하고 있는 뉴질랜드가 호주보다 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뉴질랜드의 모든 곳은 상대적으로 바다와 가까운데, 이는 지구의 온도가 극단적으로 하락할시 회복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연구저자 중 한 명인 오타고대학의 닉 윌슨 교수는 "뉴질랜드 사람들은 단지 수출로 몇 배 이상 먹여살릴 수 있는 효율적인 수출 경제를 가지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세계 곡물생산량이 61% 감소해도 뉴질랜드 사람들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질랜드가 풍부한 식량 등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뉴질랜드의 취약한 안보는 우려했다. 또 농업 생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디젤, 살충제, 기계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이 닫힐 경우 사회적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위험 분석 저널(Risk Analysi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