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핵겨울 오면 식량 생산량 97% 감소"
갑자기 햇빛이 줄어든 '핵겨울'이 닥치면 생존하기 가장 좋은 섬나라는 호주와 뉴질랜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섬나라 38곳을 대상으로 '핵겨울'이 닥쳤을 때 식량생산, 제조업 현황, 에너지 자급도, 대재난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 13가지 요소를 평가한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솔로몬제도, 바누아투가 피난처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핵겨울'은 핵전쟁, 슈퍼 화산폭발, 소행성 충돌 등으로 갑자기 햇빛이 줄어드는 대재앙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소행성 충돌 가능성보다 화산폭발 가능성을 더 크게 봤고, 이보다 핵폭발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봤다. 또 이같은 일은 인구밀집도가 높은 북반구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어떤 경우든간에 지구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에 수억명의 사람들이 희생 당하는 것은 물론 농업 인프라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진은 북반구보다 남반구의 생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섬나라를 대상으로 생존력을 분석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은 핵겨울이 닥치면 식량 생산량이 97%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그들은 새로운 식량 생산 기술에 의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난처로 꼽히는 섬나라 가운데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는 평가점수 1~2위가 나왔다. 연구진은 "호주의 식량 공급력이 거대하다"며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두 섬나라는 막대한 농업생산 국가이고, 핵 낙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북반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생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막대한 에너지 자원, 충분한 의료보장, 국방예산 등도 호주의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영국 및 미국과 군사 관계로 인해 핵전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비핵화를 하고 있는 뉴질랜드가 호주보다 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뉴질랜드의 모든 곳은 상대적으로 바다와 가까운데, 이는 지구의 온도가 극단적으로 하락할시 회복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연구저자 중 한 명인 오타고대학의 닉 윌슨 교수는 "뉴질랜드 사람들은 단지 수출로 몇 배 이상 먹여살릴 수 있는 효율적인 수출 경제를 가지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세계 곡물생산량이 61% 감소해도 뉴질랜드 사람들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질랜드가 풍부한 식량 등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뉴질랜드의 취약한 안보는 우려했다. 또 농업 생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디젤, 살충제, 기계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이 닫힐 경우 사회적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위험 분석 저널(Risk Analysi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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