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틸렌, PVC, 폴리스티렌 '최다'
남성의 고환과 정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22일 베이징대학 제3병원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정액 샘플 30개와 고환 샘플 6개를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Py-GC/MS) 및 레이저 적외선 분광법(LD-IR)으로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인간의 남성 생식기관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D-IR 분석에서는 정액 샘플 25개 중 11개에서 총 24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정액 1mL당 0~2.6개, 평균 0.23개였다. 고환 샘플 6개 중 4개에서는 총 3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샘플 1g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11.6개로 나타났다. Py-GC/MS 방법으로 분석한 정액 샘플 5개에서는 1mL당 0.098~56.188㎍, 평균 15.34㎍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입자는 21.76~286.71㎛의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나타났다. 평균 크기는 96.19㎛였으며 이 가운데 67%는 20~100㎛ 범위 안에 있었다. 연구팀은 정액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유형 비중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이 각각 25%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고환에서는 폴리스티렌(PS)이 67.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정자의 질 저하가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미세플라스틱에 첨가된 화학물질이 인간의 내분비 체계를 방해하고 남성 생식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도 연구에서 수컷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PS가 고환을 위축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며 정액의 양과 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PVC에 노출되면 정자의 수 및 운동성이 감소한다고 연구는 밝혔다.
플라스틱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생식기관에서도 발견됐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입자가 태반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태반을 거쳐 자손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팀은 표본 크기가 작아 보다 큰 표본을 이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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