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속도 2배 빨라질 것" 우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해수면 상승속도는 2배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바다가 맞닿아 있는 빙하 접지선은 따뜻한 바닷물이 깊숙히 침투하면서 더 빠르게 녹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엔리코 시라치(Enrico Ciracì) 박사와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교 에릭 리그노(Eric Rignot) 지구공학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그린란드 빙하 연구를 통해 바다와 접한 부분인 접지선의 녹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위성관측된 레이더 데이터의 시계열을 사용해 그린란드 북서부 피터만 빙하의 접지선 이동과 기저 용융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바닷물 조석 주기에 따라 피터만 빙하의 접지선은 2~6km로 이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바다 접지선 너비가 광범위하다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주변 바닷물이 빙하 아래쪽으로 깊숙히 밀고 들어가면서 빙하를 그만큼 더 빠르게 녹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뜻한 바닷물이 유입된 빙하는 아래서부터 서서히 붕괴된다. 이 현상으로 인해 2016년부터 2022년 사이에 따뜻한 바닷물이 피터만 빙하 접지선 아래로 침투, 빙하 밑바닥이 녹으면서 200m가 넘는 높이의 구멍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빙하 접지선이 조수에 따라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조수에 따라 접지선이 광범위하게 이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빙하가 더 빨리 녹아 해수면 상승을 재촉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리그노 교수는 "처음에는 조금 유입된다고 생각했지만 아주 큰 범위에 걸쳐 규칙적으로 녹고 있었다"며 "한 빙하에서는 녹고 있는 범위가 수킬로미터에 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이 현상으로 빙하가 연간 약 60~100m 또는 최대 328피트에 걸쳐 녹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린란드 빙하는 지난 수십년동안 수십억톤의 얼음이 녹으면서 전세계 해수면을 1972mm 이상 높였다. 그런데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 그린란드 주변의 지하 해수 온난화에서 기인했으며, 따뜻해진 바닷물이 경계면 빙하를 녹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리그노 교수는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 가운데 한곳인 이곳이 나머지 지역의 온도를 조절하는데 필요한 추운 기후를 유지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북극은 기후변화의 최전선"이라며 "지구의 냉장고라고 부르는 북극이 녹는다면 전세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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