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알프스 빙하...차가운 강에 서식하는 생물도 '멸종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9 16:00:51
  • -
  • +
  • 인쇄
국제연구진 "빙하 사라지면 강도 사라져"
강에 서식하던 고유생물에 대한 이주논의

기후변화로 빙하가 전례없이 빠르게 녹으면서 알프스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영국과 스위스 등 국제연구진은 알프스 산맥의 30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해당지역 강의 흐름과 강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 15종의 개체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더니, 차가운 해빙수에 살던 무척추동물 대부분은 2100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가운 빙하가 흐르는 강은 생물이 번성하기 혹독한 환경이어서 서식가능한 생물이 작다. 다시말하면 이곳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은 이미 이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환된 상태여서 멸종하면 복원 자체가 힘들다. 이 때문에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고산생태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크게 감소하고, 이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강들이 말라붙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강으로 유입되는 빙하가 사라지면 강의 수온이 올라 차가운 환경을 더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차가운 환경에 번식하도록 진화된 무척추동물들은 수온이 올라간 강에서 살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종이 개체수 감소에 직면하고 강도래의 일종인 랍디옵테릭스(Rhabdiopteryx)와 깔따구과 3종은 알프스에서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딘 야콥센(Dean Jacobsen)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담수생물학 부교수는 "이 작은 생물들은 인지도가 낮아 쉽게 간과되지만 독특한 생물다양성과 유전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으며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유기물 분해 및 변형과 같은 중요한 생태계 과정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당 종이 사라지거나 다른 종으로 대체되면 나타날 생태학적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알프스 고산지대 등 일부 지역에 생물들이 이주·생존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러한 피난처마저 대부분 잠재적 관광·개발지여서 생물들이 이주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 무척추동물들은 장거리 이동에 능숙하지 못해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할 능력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에 현재 이러한 무척추동물 일부에 대한 이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의 주저자 중 1명인 리 브라운(Lee Brown) 영국 리즈대학 수생과학 교수는 "이는 보다 직접적인 보존작업"이라며 "어류, 포유류 등 일부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많이 해온 작업이지만 이제는 곤충과 무척추동물을 위해서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