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유럽, 동아시아 수확량 최대 7% 감소예상
유엔 인권위원회가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세기말적 미래'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곡창지대에서 대규모 흉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와 독일 인간-환경시스템 통합연구소(IRI THESys) 등 국제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며 "우리들의 연구가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의 식량시스템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모닝콜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의 대표저자인 카이 콘후버(Kai Kornhuber)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러 주요 식량 생산지역에서 동시에 낮은 수확량을 겪을 가능성을 조사했다"며 "이러한 현상은 가격급등, 식량불안, 심지어 시민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어떤 종류의 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미지로 향하고 있다"며 "주요 곡창지대의 동시다발적 흉작의 가능성은 그동안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져 폭염과 홍수 등 다양한 기상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기상이상이 작황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1960년에서 2014년 사이의 기후관측 및 기후모델 데이터를 조사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2045년에서 2099년까지의 해당 데이터를 예측했다.
우선 연구진들은 세계 주요 곡창지대 위를 흐르는 제트기류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큰 파도 모양으로 흐르는 제트기류의 강한 구불거림 현상은 북미, 동유럽, 동아시아의 주요 곡창지대에 큰 영향을 미쳐 수확량을 최대 7%까지 감소시킨다.
또 연구진은 이 현상이 과거 동시다발적인 농작물 흉작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0년에 제트기류가 급격히 변동해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발생했고, 파키스탄의 홍수를 야기했다. 콘후버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제트기류 불안정성이 농작물 수확량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기존 기상 컴퓨터 모델이 제트기류의 대기 이동은 잘 보여주지만 제트기류가 지상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콘후버 교수는 "이 연구가 기후변화가 식량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측면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더 빈번하고 격렬한 기상이변과 점점 더 복잡한 극한 조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래에 이러한 유형의 복잡한 기후위험에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모델은 이를 포착하지 못하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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