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수퍼셀' 증가로 토네이도 더 잦아져
미국 중부에서 주로 발생하던 토네이도가 기후변화로 동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이고 세력도 더 강력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캔자스, 네브래스카는 일명 '토네이도의 골목'(tornado alley)으로 불릴만큼 강력한 바람기둥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토네이도가 훑고 지나간 지역은 앨라배마, 일리노이, 미시시피, 테네시, 아칸소 등 주로 동부와 남부였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기후학자들은 "토네이도 골목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토네이도는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영국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8년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존 '토네이도 골목'에서 발생한 토네이도 수는 최근 수십 년간 유지되거나 약간 감소했다. 그러나 테네시, 미시시피, 앨라배마,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 빈도는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2주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토네이도 골목'이 아닌 테네시, 미시시피 등의 지역이었다.
세력도 더 강해졌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휘몰아치는 폭풍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마을 사람들은 한순간에 노숙자 신세가 됐다. 지난달 31일 토네이도 피해지역인 미시시피주 서부 롤링포크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단 3분만에 동네가 사라졌다"며 토네이도의 심각성에 놀라움을 표했다.
문제는 미국 인구는 동부에 주로 밀집돼 있다는 사실이다. 토네이도가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피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대기중 찬 제트기류가 지상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면서 초대형 폭풍우를 일으키는 '슈퍼셀'(Supercell) 현상이 더 증가하면서 토네이도 빈도도 잦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노던일리노이대 기상학과의 워커 애슐리 교수는 "토네이도를 형성하는 핵심요소인 대기 중 수분이 지구온난화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기질도 불안정해져 토네이도 증가에 일조한다"고 설명했다. 대기는 더운 공기가 아래에, 찬 공기가 위에 있을 때 불안정해진다.
또 미국 겨울철 날씨가 온화할 때 폭풍 발생시기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슐리 교수는 "보통 봄철에 토네이도 시즌이 시작되지만 남부지역은 겨울철에 토네이도 빈도가 가장 활발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토네이도의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토네이도와 기후변화를 연관짓는 것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우리가 토네이도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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