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시속 128km의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미국 남동부 지역은 말그대로 폐허가 됐다. 지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쓸어버린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한 원인은 기후변화로 지목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밤에 발생한 토네이도가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 등 미국 남동부 지역 274km 구간을 강타하면서 최소 26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자리는 모든 것이 형채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났다. 나무는 뿌리째 뽑히거나 다 부러진 상태였다. 대부분의 주택은 잔해만 남아있었고, 일부 주택들은 뒤집어진 채 땅에 박혀 있기도 했다. 자동차도 잔해 더미에 이러저리 나뒹군 것처럼 방치돼 있다. 이 일대의 수만가구들은 대규모 정전과 가스누출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토네이도가 일회성 현상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결과로 규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폭우와 폭염 등이 토네이도가 발원하기 유리하도록 하는 조건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노던일리노이대 기상학과의 워커 애슐리 교수는 "대기중의 찬 제트기류가 지상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면서 초대형 폭풍우를 일으키는 '슈퍼셀'(Supercell) 현상 때문에 역대급 토네이도와 우박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역대급 토네이도가 발생한 원인을 놓고 이상고온이나 폭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덥고 습한 공기가 상공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 뇌우가 형성되고 이로 인해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실제로 최근 미시시피주 등 남동부 지역의 기온이 점점 상승해 토네이도가 형성되기 적합한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상고온으로 인해 미시시피주를 포함한 남동부 전역에서 겨울철까지 토네이도가 발생할 확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다만 토네이도와 기후변화 간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는 연구는 아직 없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기후평가 보고서는 "폭우, 폭염같은 형태의 기상이변은 온난화와 직접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과학적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이를 연관짓기 어렵다"고 한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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