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개 유명 패션브랜드 ESG 투명성 지수 '낙제점'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4 14:59:32
  • -
  • +
  • 인쇄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대부분이 공급망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투명성 지수에서 '낙제점'이라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패션레볼루션(Fashion Revolution)은 연매출 4억달러 이상의 250개 패션 브랜드에 대한 투명성 지수를 매긴 '2023 패션 투명성 지수 보고서'(The Fashion Transparency Index, 2023)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공급망 공개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위기에서 우리를 구할 수 없는 공허한 약속과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는 기득권층이 있으며, 터무니없는 과잉생산, 임금 도둑질, 지구 공유자원의 고갈이 패션업계에서 만연하다"고 비판했다.

패션레볼루션은 패스트 패션, 명품업계, 스포츠웨어, 데님, 액세서리 등 연매출 4억달러 이상의 250개 브랜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용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패션 투명성 지수는 이 250개 브랜드의 투명성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이를 백분율로 환산한 것이다.

그 결과, 해외 유명브랜드 톰 포드(Tom Ford)와 막스마라(Max Mara) 등 18개 브랜드가 0~5% 점수를 받았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이 브랜드들은 인권 및 기후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거나 매우 적게 공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50개 브랜드 가운데 210개 브랜드가 투명성 지수 50% 미만을 받았고, 80% 이상을 받은 기업은 구찌(Gucci)와 OVS에 불과했다.

패션업계는 기후위기 및 수질 등 환경오염 대응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상위 브랜드 94%는 의류제조에 사용되는 연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6%는 공급망의 일부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고 시인했으며, 9%는 생산라인의 탈탄소화를 위해 취한 조치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패션 브랜드의 7%만 공급업체 폐수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고, 23%는 물관련 위험평가를 어떻게 실시하는지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 처우개선 등 ESG '사회' 부문에서도 패션업계는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패션레볼루션은 "올해 주목받는 이슈는 생활임금과 노동자 불평등 문제"라며 "250개 브랜드에 신입 봉급과 주요 공급망에서 생산단위당 임금을 받는 근로자수,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근로자 비율 등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지만 응답자의 99%는 공급망에서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근로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1%는 현지 최저임금보다는 높은 임금을 제공하지만 생활임금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다만 보고서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68%의 브랜드가 공급망에서 인권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을 공개하고 있으며, 49%는 환경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을 공유하고 있다. 패션레볼루션은 "지난해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입안한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과 같은 기업 감시법이 제정된다면 이러한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패션레볼루션은 "패션업계의 문제는 결코 한 개인, 브랜드 또는 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전체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