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후소송 2365건..."기후파괴, 해결법은 소송밖에 없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7 18:05:21
  • -
  • +
  • 인쇄


기후파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무반응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은 변화의 중요한 동인이라는 분석이 국제연합(UN)에서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과 미국 컬럼비아대학 사빈기후변화법연구소 연구진은 기후소송이 소송 관할권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기후행동에 대한 선례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위기 관련 소송은 전세계 2365건, 이 가운데 지난 12개월동안 제기된 소송이 거의 200건이다. 소송건들은 정부의 탄소감축 목표와 전략에서부터 기업의 무대책, 잘못된 정보와 기후관련 손해배상 청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대부분의 소송은 미국에서 제기됐으며 최근에도 청년들이 미국 몬태나주를 상대로 한 소송이 종결됐다. 스위스와 프랑스는 유럽인권재판소에서 자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호주는 토레스해협 섬 주민들을 기후붕괴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는 소송에 직면했다.

영국 정부는 기후단체들의 반발로 넷제로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이마저도 기후단체 측에서는 불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도 늘고 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파리 섬 주민 4명은 스위스 시멘트회사 홀심(Holcim)을 상대로 손해배상, 재정적 홍수방지 지원, CO2 감축을 법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경제학교(LSE)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업의 그린워싱으로 소송을 건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넷제로 공약을 걸어놓고선 석탄 생산을 확대한 스위스 무역회사 글렌코어(Glencore), EU의 녹색투자 지침에 대한 항의가 그 예다.

특히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원고 승소 사례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책임감 있게 날아라"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가 환경단체들에게 소송이 걸려 내리고, 루어팍버터를 만드는 유럽 유제품기업 알라푸드(Arla Foods)는 스웨덴에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넷제로 기후발자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법원에 의해 금지됐다.

LSE는 549건의 판례 중 약 55%가 기후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소송이 대부분의 기업과 금융기관에 큰 부담을 안기는 것으로 보았다.

지난 5월 LSE에서는 소송이 화석연료기업의 주가를 떨어트려 재정적 위험을 초래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소송은 패소해도 "기후담론을 형성해 의사 결정자들이 접근방식을 바꾸도록 장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UNEP 보고서는 기후소송에 따른 판례가 증가하면서 "법적 정의도 보다 명확히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적어도 기후변화로 이주해야 하는 이민자, 실향민, 망명 신청자와 관련된 사례, 그리고 기후변화 취약집단의 정책변경 또는 피해보상 요구 사례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상재해 전후 소송 빈도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앤디 레인(Andy Raine) UNEP 국제환경법책임자는 지구 곳곳에 폭염이 닥치고 재해가 늘면서 해답을 구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기후소송은 이해관계자가 기후행동과 책임을 발전시키려는 데 있어 부정할 수 없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올해만 5번째 사망자...李대통령, 포스코이앤씨 강하게 질타

올들어서만 4번의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폭염에 맨홀 사망자 또 발생...서울 상수도 작업자들 질식사고

한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작업자들은 맨홀로 진입하기전에 안전여부

LG전자 "자원순환 캠페인으로 폐배터리 100톤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으로 폐배터리를 100톤 이상 수거했다고 29일 밝혔다.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 '2026 희망나누기' 파트너 공모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파트너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6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

"굳이 2교대를?" 李대통령 지적에...SPC '8시간 초과 야근' 없앤다

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근로를 없앤다.SPC그룹은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기후/환경

+

[영상] 에베레스트 맞아?...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산

수십년간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최근 상황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다.지난 26일 소

이틀간 543㎜ 폭우...中 베이징 일대 '물바다' 8만명 대피

중국 수도권과 동북·동남부 일대가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됐다. 베이징에서만 30명이 숨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

美 트럼프 취임 6개월...30조원 청정투자 프로젝트 '물거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동안 미국에서 221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 1

[날씨] 서울·대전 37℃...'한증막 더위'에 오존 농도 '나쁨'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29일과 중복인 30일에도 이어진다. 이 더위는 8월초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다.29일 낮 최고기온은 32∼37℃에 이르겠다. 서울

미국과 멕시코 ‘물 전쟁’ 종료…티후아나강 하수차단 합의

20년 넘게 국경을 오염시켜온 티후아나강 하수 문제가 마침내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는 2027년까지 원시 하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로 합

기후·환경정보 한눈에...'경기기후플랫폼' 서비스 시작

경기도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전기요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내 주변 가장 가까운 폭염대피소는 어디지? 이런 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