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공학은 '위험한 반창고'..."화석연료 중단이 유일한 해법"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31 12: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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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학에 기후전문가와 공학자들 우려
"햇빛반사와 탄소포집 등 현실적 대안아냐"


햇빛을 차단해 지구온도를 낮추는 등의 지구공학에 희망을 거는 것보다 석탄과 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부터 중단하는 것이 기후변화로 최악의 상황을 막는 유일한 현실적 희망이라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구공학은 각종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지구온난화를 멈추거나 느리게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일례로 탄소배출을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나 햇빛을 차단하는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기후전문가들과 공학자들은 "지구공학을 이용하는 것보다 화석연료 연소를 전세계적으로 줄이는 것만이 지구 과열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뉴캐슬대학교(Newcastle University) 그렉 머치(Greg Mutch) 박사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탄소포집 등의 기술은 온실가스를 생산하지 않고는 운영할 수 없는 산업에서 보조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치 박사는 "가령 시멘트와 비료 제조 등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발생시키는 일부 산업의 경우 공정 과정에서 탄소포집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면서도 "대기중에 있는 CO2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년 엄청난 양의 CO2가 배출되지만 정작 대기 구성에서는 CO2가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며 "우리 주변 대기의 약 0.0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대기 중 CO2 추출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공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혼합물의 0.04%에 불과한 가스를 추출하는 것보다 농축된 혼합물에서 가스를 분리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탄소포집 기술이 민간기업에겐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몇몇 회사들은 공기를 빨아들여 이산화탄소를 추출·저장하는 식물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 국가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영국은 직접 공기 포집 및 기타 온실가스 제거 기술에 대한 연구에 약 1억파운드를 지원했으며, 미국은 약 45억달러를 투자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Cambridge University)의 데이비드 라이너(David Reiner) 교수는 "문제는 기후변화 자체가 이미 지구에서 하나의 거대한 실험이라는 점"이라며 "이제 우리는 다른 실험으로 그 실험에 맞서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지구공학 기술 중 하나인 태양 복사 수정(Solar Radiation Modification, SRM)에 대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SRM은 황산염 에어로졸이나 거대 거울 등을 이용해 햇빛을 반사시켜 지구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을 사용해도 여전히 지구 대기에 CO2가 축적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줄어든 햇빛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조에리 로겔지(Joeri Rogelj) 교수는 "SRM 기술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우리 생존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 은폐하는 매우 위험한 반창고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미봉책은 문제의 핵심이 계속 곪아가는동안 기후 안전에 대한 거짓되고 부당한 감각을 만들어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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