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바가지 요금이 원인?...올 상반기 관광적자 '눈덩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4 15:20:22
  • -
  • +
  • 인쇄
▲제주국제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승객을 태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가 46억달러로 5년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물가상승 및 지역별 바가지 요금이 관광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관광수지가 46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70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2018년 이후 최대치다. 관광수지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는데,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도 적자를 면치못할 전망이다.

관광분야 적자규모는 2017년 약 147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85억2000만달러, 코로나 첫해인 2020년 31억8000만달러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2021년 43억3000만달러, 지난해 53억달러로 적자규모가 커지더니, 올 상반기 적자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2.9% 늘었다.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 수도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1~7월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지난해 808만명에서 올해 780만명으로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은 무려 7%나 감소했다. 전남,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내국인 관광객이 예년의 평균에도 못미쳤다. 내국인의 국내여행 실적이 저조한 것은 고물가 현상과 맞물려, 국내보다 해외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같은 비용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국내관광 회복세는 매우 더딘 점도 관광적자를 키웠다. 올 상반기 국내 유입된 해외관광객은 443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46.9% 증가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5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해외로 여행간 한국인들은 993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66% 수준까지 회복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늘지 않았는데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올 상반기 관광지출이 115억6000만달러로 69억1000만달러인 관광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까닭은 또 있다. 국내 휴양지의 숙박·음식·서비스 가격에 대한 불만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 7월 해외패키지 여행객 수가 6월보다 일본 13%, 베트남 9%, 동남아(베트남 포함) 8%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일본이 엔화 가격이 떨어지는 '엔저 현상'으로 인해 해외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정부가 입국객 대상 코로나19 3차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 의무를 해제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9000명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관광객 101만명의 3배 이상이 올해 상반기에 일본을 간 것이다. 이에 내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면 지나치게 높은 관광물가를 바로잡고 지역관광의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최근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해 관광수입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이후 항공편은 줄고 항공권 가격은 크게 오르는 등 여행부담이 커진 데다 관광업계 인력난 문제도 커서, 업계는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