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위한 조영제 필요없이 영상화 성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별도의 보조물질없이 혈관 속에서 흐르는 혈구들을 고속으로 촬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카이스트) 기계공학과 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오왕열 교수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복잡한 3차원 혈관구조 안에서 흐르는 혈구들을 조영제 사용없이 고속으로 이미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혈관 속에 흐르는 혈류의 각종 혈류역학 정보는 장기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이를 토대로 여러 질병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혈관 속 혈구를 높은 해상도로 직접 촬영하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값들을 측정해 간접적으로 혈류역학 정보를 유추하거나 조영제를 사용해 일부 혈구들을 형광 염색한 후 촬영하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
다만 기존 방법으로는 정확한 정보 습득이 어렵거나 피사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혈관 조영제는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경우 과민반응이 나타나거나 일부 환자에게서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신독성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조영제와 같은 외부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혈구 특성을 이용해 고안한 영상처리 방법 개발을 통해 현미경 이미지로부터 흐르는 혈구들만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공간적으로 상관성이 없는 조명을 사용해 반점 잡음(스페클 노이즈)에 의해 혈구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방지했으며, 속도가 빠르면서도 각 픽셀이 한 번에 획득할 수 있는 광량이 큰 카메라를 사용해 고속으로 생체 내 깊은 곳에 있는 혈구까지 촬영할 수 있게 했다.
오 교수는 "다양한 혈관 안의 혈류속도, 단위 시간당 흐르는 혈구 개수 등은 생체를 이용한 바이오메디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집중돼 왔다"며 "이 기술은 정확한 혈류역학 정보를 바로 얻어낼 수 있어 연구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형광 조영제와 같은 보조 물질을 생체에 주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사용 또한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융합연구분야 선도 저널인 스몰(Small)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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