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낳겠다"...기후변화, 출산기피로 이어진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0 11: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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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출생률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낳는 것을 재고하고 있으며 그 결과 대다수는 출산을 포기하거나 가족계획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 실시된 관련 연구 13개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만 1만788명에 달한다"며 "이 중 12개 연구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가할수록 사람들은 자녀를 적게 낳거나 아예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사람들은 환경 불안, 인구과잉과 과소비에 대한 우려, 생계 곤란, 정치적 시위 목적 등의 이유로 출산포기의 길을 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자녀를 낳지 않는 20~45세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3%의 응답자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불안"을 비출산을 선택한 이유로 꼽았다. 환경불안이란 기후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두려움, 걱정, 죄책감, 분노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 반응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기후위기가 만연한 미래에 아이들이 겪을 삶을 고려한다"며 "망가진 지구에서 살아가게 둘 바에는 아예 낳지 않는 것을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과잉에 대한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시대에 아이를 더 낳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이미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녀를 낳으면 인구 과잉과 과소비를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치적 비출산을 선택하는 경우도 일부 존재했다. 기후위기를 방조하는 국가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산을 거부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 참가자 중 일부는 기후위기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변화가 시행될 때까지 '인구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출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시각차도 존재했다. 선진국에서는 주로 개인적 동기로 비출산을 택한 반면 개발도상국은 생계곤란으로 인해 자녀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잠비아, 에티오피아 등 주로 농업인구의 비중이 많은 국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이들 국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농업 생산량이 급감해서 대부분의 인구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아이를 갖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빈곤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농업은 인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녀를 많이 낳는것이 곧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며 "단기적인 생계곤란을 이유로 자녀를 갖지 않는다면 농업인구 부족으로 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인 호프 딜라스톤(Hope Dillarstone)박사는 "최근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를 자녀 출산 계획에 반영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 연구는 이를 깊게 파고들어 기후 변화와 생식 선택 사이에 복잡한 관계가 있으며 국가마다 각기 다르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녀의 미래에 대해 우려할뿐 아니라 인구증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가족의 생계 능력, 정치적 의도 등 다양한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이해하는 것은 공공 정책을 결정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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