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기반 '블루수소'가 청정수소?..."청정수소 인증제에서 제외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9 11:20:36
  • -
  • +
  • 인쇄
▲대구 수성구 가천동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규정하고 인증해주는 '청정수소 인증제'는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후솔루션은 19일 발간한 '청정수소 인증제 핵심이슈 분석'를 통해 정부가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4kg 이하인 수소를 '청정수소'로 규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청정수소 인증제'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했다.

정부의 '청정수소 인증제'에는 탄소중립적이지 못한 '블루수소'가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탈석탄을 지연시키는 수소·암모니아 혼소발전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를 청정수소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18일 마련한 '청정수소 인증제'는 청정수소를 4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0.1kg 이하인 '그린수소'는 1등급, 원전을 이용해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한 그린수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0.1~1kg인 경우 2등급, 탄소포집·저장(CCS)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2kg인 수소는 3등급, 온실가스 배출량이 2~4kg인 수소는 4등급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된 3~4등급 수소다. 가스는 채굴과 운반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기 때문에 '블루수소'에 해당된다.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최대 84배에 이르는 온난화의 주범이다. 블루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 온실가스를 탄소포집과 저장을 통해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기술이나 경제적 한계로 현 시점에서는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인정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기후솔루션의 설명이다.

또 내년에 개설될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 수소와 암모니아를 가스나 석탄과 혼소하는 수소·암모니아 혼소발전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이 역시 탈석탄을 지연시키면서 탄소중립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기존 석탄발전소 43기 중 24기에 혼소율 20%를 적용하고, 2040년까지 21기에 20% 이상의 혼소율을 적용하는데 이어, 205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100% 혼소방식으로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그러나 혼소발전은 석탄발전소를 계속 가동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혼소발전의 연료는 80%가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혼소발전은 가동할 때 초미세먼지가 기존보다 30% 더 많이 배출된다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지가 명확한 수소에 대해 '청정수소 인증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블루수소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수소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청정수소 발전입찰 대상에서 수소·혼소발전을 제외하고, 석탄발전의 조기폐지와 함께 재생에너지 및 분산형 전력시스템 확대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한국과 비슷한 기준이 마련된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 매장량이라도 풍부해 블루수소와 CCS를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전제하는 수소정책을 시행하는 게 국익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