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규정하고 인증해주는 '청정수소 인증제'는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후솔루션은 19일 발간한 '청정수소 인증제 핵심이슈 분석'를 통해 정부가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4kg 이하인 수소를 '청정수소'로 규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청정수소 인증제'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했다.
정부의 '청정수소 인증제'에는 탄소중립적이지 못한 '블루수소'가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탈석탄을 지연시키는 수소·암모니아 혼소발전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를 청정수소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18일 마련한 '청정수소 인증제'는 청정수소를 4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0.1kg 이하인 '그린수소'는 1등급, 원전을 이용해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한 그린수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0.1~1kg인 경우 2등급, 탄소포집·저장(CCS)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2kg인 수소는 3등급, 온실가스 배출량이 2~4kg인 수소는 4등급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된 3~4등급 수소다. 가스는 채굴과 운반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기 때문에 '블루수소'에 해당된다.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최대 84배에 이르는 온난화의 주범이다. 블루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 온실가스를 탄소포집과 저장을 통해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기술이나 경제적 한계로 현 시점에서는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인정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기후솔루션의 설명이다.
또 내년에 개설될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 수소와 암모니아를 가스나 석탄과 혼소하는 수소·암모니아 혼소발전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이 역시 탈석탄을 지연시키면서 탄소중립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기존 석탄발전소 43기 중 24기에 혼소율 20%를 적용하고, 2040년까지 21기에 20% 이상의 혼소율을 적용하는데 이어, 205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100% 혼소방식으로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그러나 혼소발전은 석탄발전소를 계속 가동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혼소발전의 연료는 80%가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혼소발전은 가동할 때 초미세먼지가 기존보다 30% 더 많이 배출된다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지가 명확한 수소에 대해 '청정수소 인증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블루수소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수소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청정수소 발전입찰 대상에서 수소·혼소발전을 제외하고, 석탄발전의 조기폐지와 함께 재생에너지 및 분산형 전력시스템 확대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한국과 비슷한 기준이 마련된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 매장량이라도 풍부해 블루수소와 CCS를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전제하는 수소정책을 시행하는 게 국익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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