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엘니뇨로 亞 등 농업 생산량 악화
국제연합(UN)이 "기후변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2100년까지 세계 총생산(GDP)의 약 10% 감소하고 평균소득은 23% 줄어드는 등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세계경제상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과 홍수 등이 빈번해지면서 농업생산량이 떨어지면서 GDP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농업이 GDP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에서 이같은 현상은 더 치명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이번 보고서에서 기후위기가 경제위기를 더욱 촉진시켜 2023년 2.5%였던 미국의 GDP 성장률은 2024년 1.4%로 떨어지고, GDP 성장률이 2023년 5.3%였던 중국은 2024년 4.7%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가 많은 아시아 국가의 강수 주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농업 생산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엘니뇨 현상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이 대기에 영향을 미쳐 지역별로 홍수와 가뭄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엘니뇨로 인한 흉년 때문에 2023년 내내 식량 가격이 상승되면서 전세계 사람들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올해도 이같은 현상으로 농업이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특히 중앙아메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남부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또한 남미 일부 지역은 폭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아프리카, 남아시아, 서아시아 등의 식량 가격은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부채 문제도 올해 수면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지나치게 많은 부채 때문에 기후대응에 투입할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은 기후변화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이 영향은 가장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 국가들은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기후변화에 대응할 자금 여력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고서는 "많은 개발도상국에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할 수 있는 자원, 기술,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많은 부채와 흉년으로 개발도상국들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더 심화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의 약 4분의 1이 올해 인플레이션이 약 10%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빈곤퇴치의 진전이 더욱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엔은 각국에 실효성있는 다자간 개발 및 국제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올해부터 2050년까지 150조달러가 필요하며 청정에너지 전환 자금으로 매년 5조3000억 달러가 투입되여야 한다. 유엔은 "기후금융을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현재의 재정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금액보다 훨씬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번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손실 및 피해기금'이 출범했다"며 "이 기금이 취약한 국가들이 기후재난의 영향에 대처하도록 돕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은 "이번 보고서는 효과적인 국제개발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것이 없으면 "개발도상국은 전개되는 기후재앙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행동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기아와 빈곤이 증가하고 있고 국가와 경제간의 분열이 커지면서 효과적인 국제협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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