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광산투자 늘려 中 의존 줄여야
우리 배터리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4%에 달하지만, 생산점유율은 1%대에 불과해 배터리 부품조달 리스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간한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 구축 가능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터리 수출입이 소수국가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국가들과 수출입 거래를 하는 중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 공급망에서의 위상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위상은 특정 공급망 내에서 한 국가가 다른 두 국가 사이에 위치한 수를 나타내는 '매개중심성' 지표로 측정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삼원계양극재, 리튬이온전지, 인산철양극재 수출 순위에서 각각 1위,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개중심성을 따져보면 각각 7위, 21위, 6위로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핵심광물의 64~100%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낮은 매개중심성이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대(對)중국 무역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전세계 전기차 가운데 3.9%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전세계 배터리 생산 점유율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기업이 해외생산에 의존하도록 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수송비용 부담을 늘리는 등 조달 리스크 악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 배터리 핵심광물 5대 품목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SGI의 주장이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은 각각 호주, 인도네시아, 콩고 등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제련되고 있어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흑연은 인조흑연 생산도 가능해 최근 이를 활용한 음극재, 수산화리튬 등의 국내투자 및 생산이 늘어나는 중이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투자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 △국내 마더팩토리 구축 △해외광물개발을 위한 민관협력체 설립 △기업기술 개발 촉진 등을 제시했다. 특히 SGI 김경훈 연구위원은 "광산개발은 해외 네트워크, 대규모 자본 등을 통한 장기 계획이 필요해 개별기업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며 "해외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민관협력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셀 생산의 시장점유율 23.8%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를 구축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가 논의되고 있으며, 싼 가격과 안정성이 개선된 인산철 배터리의 채택이 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기술 발전 추이에 주목해 한국이 이들 품목의 공급기지가 되도록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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