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새 지키려 하와이에 모기 1000만마리 풀었다...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5 16:16:10
  • -
  • +
  • 인쇄
▲이위라고도 불리는 진홍꿀빨이새. 하와이에 서식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하와이주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조류를 지키기 위해 수백만 마리의 모기를 풀어놨다.

영국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 주정부는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하와이꿀빨이새'를 보호하기 위해 '불임' 모기를 방사했다.

꿀빨이새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풍부한 다양성을 지닌 조류다. 이들은 곤충 및 과일, 꿀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데 적응한 특별한 부리를 지녔으며 식물을 수분시키고 곤충 개체수를 조절하는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와이에는 이런 꿀빨이새가 50종 서식했지만 이 가운데 33종은 이미 멸종했고, 현재 남아있는 17종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하와이에 말라리아가 유입된 것은 1800년대 유럽·미국 선박을 타고 들어온 모기에 의해서다. 이 새들은 말라리아에 대한 면역이 없어서 단 한번만 말라리아 병원체를 옮기는 모기에 물려도 죽을 수 있다. 가령 이위('i'iwi)라고도 불리는 진홍꿀빨이새는 말라리아 감염 모기에 물리면 사망률이 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일부 종은 1년 이내에 멸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와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아키키키'('Akikiki)라고 불리는 카우아이크리퍼(Kauaʻi creeper)는 2018년 450마리에서 2023년 5마리로 감소했다. 카우아이섬에는 단 1마리만 남아있다.

대부분의 꿀빨이새는 해발 1200~1500m 이상 고지대에 서식하고 있어 추운 환경에서 살지 않는 모기와 만날 일이 없었다. 그러나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모기가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하와이 주정부는 불임 박테리아를 보유한 수컷모기 25만마리를 매주 헬리콥터로 방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방사된 불임 모기는 1000만마리에 달한다. 이 모기는 자연에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모기 알의 부화를 막는 '양립불가능한 곤충기술'(IIT)을 적용시킨 개체다. 중국과 멕시코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도 이 기술이 시행되고 있다.

암컷 모기는 한 번만 짝짓기를 하므로 시간이 지나면 전체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것이 그 원리다. 대부분의 곤충은 월바키아(Wolbachia)라는 박테리아를 보유하는데, 월바키아는 같은 계통의 박테리아를 지닌 짝과 함께 해야만 생존 가능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 IIT 기술이 다른 모기 종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해온 나이젤 비베 미국 퀸즈랜드대학 박사는 "(IIT는) 특히 생물종 보존 등의 측면에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섬에 적용하기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동아프리카에서도 말라리아 모기를 없애기 위해 유전자 변형(GMO) 수컷 모기를 방사했다. 야생 암컷 모기들이 GMO 수컷 모기와 짝짓기를 한 뒤 낳은 암컷 유충들은 성충이 되기전에 모두 폐사한다. 수컷 유충은 문제없이 성장하지만 사람을 물지 않아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고, 암컷 개체수가 줄기 때문에 군집이 붕괴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통합 논의' 필요

ESG 환경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사안을 고르라면 역시 '기후변화'다. 지구 기온의 상승폭이 저지선인 1.5℃를 이미 돌파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

우리은행, 대한적십자사와 '기부신탁' 업무협약 체결

우리은행이 대한적십자사에 적십자회비를 전달하고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우리은행이 성숙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대한적십자

기후/환경

+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탄소만 줄이는 온실가스 정책...'탄소고착' 현상 초래한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랍에미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30년간 전세계 해수면 10cm 상승..."상승속도 점점 빨라져"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지구의 해수면은 약 10c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