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제' 결국 법정다툼...참여기업들 75억 소배소 제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6 16:18:47
  • -
  • +
  • 인쇄
▲사실상 폐기 수순을 거치고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사진=연합뉴스)

환경부의 일방적인 '일회용컵 보증금제' 폐지로 사업손실을 본 기업들이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조폐공사를 상대로 손배소송에 나섰다.

26일 한국조폐공사와 인쇄업계 등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 납품입찰을 맺은 인쇄업체 2곳과 배송업 1곳이 공사를 상대로 7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3개 기업은 일회용컵에 붙일 바코드 라벨(스티커) 20억장·80억원 상당을 제작해 전국에 배송하기로 공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발주량은 계약물량의 3.2%인 6400여만장에 그쳤다. 80억원의 납품계약 가운데 3억원만 실제로 납품한 것이다.

당초 환경부는 지난 2022년 11월 24일부터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제도 시행을 20여일 앞두고 돌연 단속을 유보하면서 이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64억원에 달하는 투자손실을 떠안게 됐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식당 등에서 음료를 일회용컵으로 제공받을 때, 소비자가 300원의 보증금을 더 지불하고 이후 컵을 반납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보증금 반환 여부 확인을 위해 일회용컵에는 별도의 바코드 라벨을 붙여야 했다.

이에 맞춰 매년 20억장, 약 80억원 상당의 라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해 한국조폐공사는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시스템을 통해 광주 A업체와 60억원 규모, 충남 천안 B업체와 나머지 20억원 규모의 바코드 라벨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물류업체도 연간 택배 20여만건 계약을 4억8000만원에 체결했던 것이다.

인쇄업체에 따르면 물량을 맞추기 위해 A업체는 약 40억원을 선투자해 장비 10여대를 구입하고, 인력을 충원했으며 B업체도 장비와 인력 확보에 23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더해 정부와 '지체보상 약정'을 조건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생산량을 맞추려고 다른 거래처와의 계약을 끊기도 했다. 지체보상 약정이란 하루에 일정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 위약금을 무는 약정이다. 물류업체도 조폐공사의 재고관리 시스템과 연동된 배송시스템 구축에 1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처럼 3개사는 64억원을 투자했지만 정작 납품한 실적은 3억원에 그쳤던 것이다. 인쇄업체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납품계약조건을 맞추기 위해 우리는 다른 일을 모두 중단하고 여기에 집중했다"며 "지금은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은행이자 갚는 것도 버겁다"고 호소했다.

한국조폐공사를 상대로 75억원의 손배소송에 나선 3개사는 최초 입찰계약 규모대로 잔금을 손실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조폐공사는 환경부 정책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귀책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따른 투자손실은 결국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