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이 확장되면서 전력수요가 늘어나자 '넷제로'를 선언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나는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4위 석유·가스회사 옥시덴털은 6년간 탄소배출권 50만톤(t)을 MS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탄소배출권 거래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최근 확장된 AI 사업으로 데이터센터 등에서 전력수요가 늘어나면서 탄소배출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배출권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MS는 올 5월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이 약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AI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탄소배출량이 5년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 모두 2030년까지 탄소중립과 탄소순배출 마이너스 목표를 세웠는데, AI 관련 데이터센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 목표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MS는 옥시덴털이 대기중 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비용을 지불해 배출량을 상쇄할 계획이다. 옥시덴털은 미국 텍사스주에 연 5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 직접공기포집 시설을 만들고 있으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탄소상쇄 프로젝트 대량 구매를 중단하고 직접배출량의 절대적 감소에 집중할 계획이다. AI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탄소배출권 구매량이 2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2020년까지 연평균 130만t 내외의 탄소배출권을 조달해왔으나 AI경쟁이 본격화된 2021년부터는 구매량이 200만t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이보다 더 오른 290만t을 조달했다.
게다가 올 1월 세계 최대 탄소감축 인증기관 '베라'가 수행한 산림보존 프로젝트를 통한 탄소상쇄 프로젝트의 94%가 실제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거의 없는 '팬텀 크레딧'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탄소상쇄 배출권이 실제로 탄소중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구글은 '2024년 환경보고서'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탄소제거 전략을 바꿨다"며 "절대적인 배출 감축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피하거나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유럽 비영리단체 탄소시장 감시단 정책 전문가 파비올라 드 시몬은 "기업들이 엄격한 기후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탄소제거에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것이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변명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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