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브랜드는 현재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A씨(63)는 1년전 지인으로부터 올버즈(Allbirds) 신발을 선물받았다. 그런데 신발을 신고다닌지 1년만에 앞코에 구멍이 났다. 그래서 구입했던 매장을 들러 수선을 의뢰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브랜드여서 당연히 제품을 오래 신을 수 있도록 수선을 해주는 줄 알았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올버즈는 국내에 들어온지도 오래된 브랜드인데 아직까지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뿐"이라고 말했다.
양털이나 유칼립투스 나무섬유, 사탕수수, 폐페트병 등 버려진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는 올버즈는 친환경 기치를 내걸어 유명세를 탔지만 내구성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A씨처럼 신발을 구매한지 1년이 지나 구멍이 난다거나, 장시간 서있을 경우에 사탕수수로 만든 밑창이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이같은 문제로 소비자들은 점점 올버즈에 등을 돌렸고, 상장 당시 28.64달러였던 올버즈의 주가도 현재 0.67달러로 곤두박칠치고 있다.
내구성 문제로 등돌린 소비자를 다시 붙잡기 위해서라도 제품에 대한 수선서비스를 해야 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쩐 일인지 올버즈는 창업한지 10년이 되는 지금도 수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대신 올버즈는 제품을 구매한지 1년 이내에 파손되면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올버즈 한국법인 관계자는 24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플라스틱 소재와 달리 울 소재는 한번 훼손되면 완벽하게 기워내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수선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지금까지 수선서비스를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품의 수명을 2배 늘리는 '순환경제' 이니셔티브를 표방하는 브랜드가 수선서비스 대신 제품교환을 해주는 것은 제품의 사용수명을 오히려 단축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순환경제와 관련해 강조되는 요소는 소비자가 제품을 버리지 않고 고쳐쓸 권리를 보장하는 '수리권'이다. 유럽연합(EU)은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올 5월 '제품수리 촉진 공동규칙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기도 했다.
수선과 관련해 10년의 연구끝에 올 4분기부터 수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올버즈가 등을 돌려버린 소비자들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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