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 코앞까지 닥쳤다. 최대 풍속이 시속 270㎞에 달하는 5등급 허리케인이 강타하면 시쳇말로 남아남는 것이 없을 정도여서 현재 '밀턴'이 상륙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서둘러 집을 떠나고 있다.
미국 기상청(NWC)에 따르면 '밀턴'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도시 탬파를 강타할 예정이다. 밀턴은 열대성 저기압에서 하루만에 1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하더니 다시 하루 사이에 5등급으로 세력을 급속하게 키웠다.
밤늦게 탬파 해안에 상륙한 밀턴은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북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플로리다를 관통하는데 12시간이나 걸려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탬파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예상되며, 플로리다 중북부엔 최대 46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NWC는 "이대로면 탬파 지역을 비롯해 플로리다 11개 카운티에 100년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에게 빨리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밀턴 피해예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약 590만명에게 강제 대피명령이 내려지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고속도로는 대피하려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으며, 플로리다에 있는 주유소 7912곳 가운데 1300여곳은 연료가 바닥났다.
플로리다 주요 시설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올랜도국제공항은 9일 오전부터 운영을 중단했고, 올랜도의 유니버셜 테마파크도 9~10일 문을 닫는다. 탬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풋볼과 축구, 골프 등 모든 스포츠 경기도 연기됐다. 백악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해당 지역의 기지에 200만명분의 식사와 4000만 리터의 물을 비축했으며, 약 900명의 지원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는 불과 2주전에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하면서 230명이 숨지고 35조원에 이르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피해를 채 복구하기도 전에 더 강력한 허리케인이 닥치면서 플로리다뿐만 아니라 연방정부와 여당까지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밀턴'은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2005년 '카트리나'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1월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민주당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밀턴은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중 역대 다섯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이자, 굉장히 이례적인 기후 현상이다. 대서양에서 한 해에 5등급 허리케인이 2개 이상 발생한 경우는 1950년 이후 다섯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온난화 현상으로 멕시코만에 '해양 열파'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례적인 수준으로 달궈진 바다가 더 많은 에너지를 더해 허리케인 규모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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