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농업재해와 병해충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농식품부 R&D 예산은 2022년에 비해 26.9% 감소했다.
특히 2022년 69억4100만원 책정됐던 재해와 관련된 내년 예산은 사라졌다. 병해충 분야 예산은 2022년 130억5200만원이 책정됐는데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없다. 올해 예산에는 재해 대응, 병해충 관련 R&D 예산이 있었지만, 내년 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이밖에 에너지전환 관련 분야는 2022년 124억7000만원에서 내년 15억원으로 무려 88% 삭감됐다. 생명산업과 종자 분야 예산도 각각 56.5%, 36.6% 줄었다. 반려동물과 축산 분야 예산은 각각 33.0%, 19.5% 감소했고 스마트화와 농기계 분야는 각각 20%대로 줄었다.
이원택 의원은 "정부는 R&D 예산을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재해와 병해충 분야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에너지전환 분야의 예산마저 대부분 삭감한 것은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파주시을)도 24일 환경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재정이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에 얼마의 예산을 편성·투입하고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기후대응기금(2024년 2조4000억원)인 것인지, 기획재정부가 2024년 홍보자료에 탄소중립 전환이라고 명시한 약 8조5000억원인 것인지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을 기준으로 2024년 기후위기 대응 예산은 14조3000억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정 의원이 환경부에 이같은 질문을 던지자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기준의 수치를 제출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은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 예산사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와 녹색전환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탄소중립 기본계획 사업 중 67%만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사업이고,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사업 중 44%만 탄소중립 기본계획 사업이다.
박정 의원은 "결국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어디에, 얼만큼의 예산을 쓰고, 계획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앞으로도 면치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기후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를 언급하며 "기후재정이 명확해야 기후위기 대응이 가능하다"며 "환경부가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제도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기후재정에 대한 정리를 명확히 해 국회에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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