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美공장까지 설립했는데...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계획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5 11:39:14
  • -
  • +
  • 인쇄
'감세와 일자리법' 재원확보 명목으로 강행
전기차보급 늦어질 것...韓배터리주 하락세
▲공사중인 현대자동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는 존속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산업계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로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의 에너지정책전환팀이 IRA에 근거한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IRA 전기차 보조금은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차량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32년까지 전기차 비중 56% 달성을 목표로 이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7.6% 수준이었다.

세액공제가 폐지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보급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현대자동차와 국내 배터리업계는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보도 이후 15일 오전 보합세를 보이는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전일대비 일제히 8%가량 하락했다.

당초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는 입장을 거듭 공언해왔지만, IRA 전면 폐지는 어렵고 감축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IRA로 전기차 공장 유치를 비롯해 청정에너지 투자 확산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지역들은 대부분 공화당 텃밭으로, 민주당이 아니더라도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에너지정책전환팀은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로 마련한 재원을 감세법 등을 추진하는데 사용하면 공화당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2025년 만료되는 '감세와 일자리법'(TCJA)을 연장할 계획인데, 이를 연장하는데 필요한 수조달러를 확보하려면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해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절차를 적용하면 민주당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는데 앞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민주당이 IRA를 통과시킬 때도 이 방법을 동원했다.

한편 전기차 보조금의 가장 큰 수혜자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7월 실적발표에서 트럼프의 보조금 폐지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조금 폐지로 경쟁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미국 진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