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바이든 기후정책' 철폐하면...美 '500억달러' 수출 손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5 12:02:09
  • -
  • +
  • 인쇄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했던 기후정책을 전면 철폐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미국이 기후정책을 철폐하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넷제로 산업정책연구소'는 트럼프 당선인이 기후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다른 국가로 흘러간 투자금액이 800억달러에 이르고, 예상되는 수출 손실액이 500억달러에 달한다는 보고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기후정책을 폐기하면 미국은 청정에너지 경쟁에서 중국 등 다른 신흥강대국에 우위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벤틀리 앨런 존스홉킨스대학 환경·정치정책 전문가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을 아무리 많이 설치해도, 기후정책을 없애면 미국의 리더십은 손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에너지 전환은 불가피하고, 경쟁에서 탈락하면 다시 진입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은 칩스법(Chips Act), 초당적 인프라법(Bipartisan Infrastructure Law),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했는데, 이는 단지 기후위기를 대응하려는 목적뿐만 아니라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시키려는 목적이 담겨있다. 청정에너지 인센티브를 도입한 IRA만 해도 약 3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신규 제조업 투자액 1500억달러 대부분이 공화당 지역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IRA를 '신종 녹색사기'라고 비판하며 이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고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폐기하며, 전기차 보조금을 철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면 환경·기후규정을 광범위하게 해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투자와 세액공제 없이는 미국의 산업이 휘청거리고 다른 산업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해당 공약을 이행하면 미국 기업들은 해외 공급업체에 부품을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앨런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은)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제조업 없이는 앞서나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에너지전환 경쟁에서 밀려나면 그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중국이 쥘 것으로 보인다. 리 슈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기후전문가는 "중국은 이미 IRA에 대해 회의적이며 수월하게 제3국 시장에 청정에너지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조차도 청정에너지의 성장세를 완전히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령 지난 10년간 비용이 90%나 급감한 태양광은 작년 미국 전력망 비중을 차지한 속도가 가스 용량의 3배에 달했다.

엘리 샌들러 하버드대학 벨퍼센터의 기후금융전문가는 "화석연료 공급이 늘더라도 실제 수요는 가장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요구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규정을 완화하면 오히려 더 많은 청정에너지가 시중에 나올 것"이라고 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