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플라스틱 탄소배출 日보다 월등히 높아...생산감축 앞장서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9 17:56:23
  • -
  • +
  • 인쇄
▲19일 플뿌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석유화학업계의 플라스틱 공급과잉 문제를 지적하고, 한국 정부에게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목표를 포함한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사진=플뿌리연대)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생산에 따른 탄소배출량이 일본과 대만을 합친 것과 비슷할 정도로 높아, 앞으로 저탄소 전환 대응 차원에서라도 한국이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생산감축을 지지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가 19일 공개한 '석유화학업계 플라스틱 공급과잉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3개국의 연간 플라스틱 원료 생산능력은 4199만톤이며, 이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9993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플라스틱 원료 생산능력은 1992만톤으로 3국 중 가장 많았다. 일본의 생산능력은 1304만톤이고, 대만은 902만톤이다. 이에 따른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4955만톤으로 3개국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일본의 탄소배출량은 2760만톤이고, 대만은 2277만톤이다. 한국과 대만이 일본보다 탄소집약도가 높은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고 있어서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플라스틱 생산능력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기업 중 7개가 한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인 대만 포모사, 3위인 일본 미쓰이화학과 10위인 미쓰비시를 제외하면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LG화학, DL, 효성화학, SK이노베이션, 대한유화 모두 한국기업이다.

플뿌리연대는 이를 근거로 "한국이 환경적 책임과 경제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8~4.5%를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85%가 원료 생산단계에서 배출된다. 특히 전세계 플라스틱 원료 생산능력에서 한국, 일본, 대만은 각각 5%, 3%, 3%를 차지한다. 게다가 10억달러가 넘는 2010~2020년 전세계 석유화학 업계의 설비투자(CAPEX) 가운데 4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는 한국의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만큼 탄소배출량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석유화학 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합병, 규모축소, 설비폐쇄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은 2억2382만톤에 달했으나 실제 수요량은 1억7653만톤에 그쳤다. 앞으로 저탄소 전환 및 재활용 소재 사용이 확대되면 플라스틱 수요는 더 빠르게 감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플뿌리연대는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에서 우리 정부가 플라스틱 원료 생산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환경연합 이민호 기후행동팀장은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14.8%를 차지한다"며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 플라스틱 캠페인을 맡고 있는 그린피스의 아비게일 아길라르 활동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회의에서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 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은행'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위...KB국민·하나은행 순

지난해 1금융권 은행 가운데 ESG경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1일 데이터앤리서치

"AI시대 전력시장...독점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

KCC그룹, 산불 피해복구 위해 3억5000만원 기부

KCC그룹이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3억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31일 밝혔다.KCC는 2억원, KCC글라스는 1억원 그리고 KCC실리콘은 5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8년만에 바뀐 '맥심 모카골드' 스틱...친환경 디자인으로 변경

맥심 '모카골드'와 '슈프림골드' 스틱이 8년만에 친환경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주요제품인 '맥심 모카골드'와 '맥심 슈프림골드'

LG U+, CDP 기후변화대응 부문 최고등급 '리더십A' 획득

LG유플러스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2024년 기후변화대응 부문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고 31일 밝혔다.CDP는 매년 전세계

코오롱ENP, 에코바디스 ESG 평가서 '상위 1%'

산업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기업 코오롱ENP가 세계적 권위의 ESG 평가에서 '상위 1%' 등급을 획득했다. 코오롱ENP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 에코바디스(E

기후/환경

+

산불이 끝이 아니다...비오면 산사태 위험 200배

경북 대형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산사태라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3개월 뒤 장마철과 겹치면 나무가 사라진 산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작년 이상고온 103일 '열흘 중 사흘'..."기후위기 실감"

지난해 열흘 중 사흘가량이 '이상고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은 절반 이상이 이상고온 상태였다.정부가 1일 공개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

경북산불 연기 200㎞ 이동했다...독도 지나 먼바다까지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넘게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졌다.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

경북산불 피해 '눈덩이'...3700여채 불타고 3300명 터전 잃어

경상북도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7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3300여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등 산불 피해규모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1

벌써 나타난 '빨간집모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가 벌써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제3급 법정 감염병인 일본뇌염 주의보를 전국

잿더미로 변한 산…"생태계 복원까지 100년 이상 걸릴 것"

이번 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산림이 원상태로 복귀되는데 100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이영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31일 "올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