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출권거래제' 10년 청사진 확정...발전사 유상할당 대폭 상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31 17:59:18
  • -
  • +
  • 인쇄
6개 업종구분을 '발전/발전외'로 단순화
유상할당 상향 조정...감축 잘하면 특전

오는 2026년부터 발전사들은 온실가스 배출권에 대한 유상할당 비율이 대폭 상향된다. 또 2031년부터는 '탄소누출업종'도 산업보호조치와 함께 유상할당 전환을 검토한다.

환경부와 기획재정부는 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6~2035년까지 향후 10년간 배출권거래제 청사진을 확정하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심의·확정됐다고 밝혔다. 4차 기본계획은 2026년~2030년까지인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과 2031년~2035년까지인 5차 계획기간의 목표와 운영 방향을 담았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다배출기업을 대상으로 배출허용량을 정하고 여유·부족 기업간의 배출권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2015년에 도입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3.5%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배출권 시장은 국가가 기업에 무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배출 1톤(t)당 배출권 가격은 거래제가 시행된 2015년 7860원에서 2019년에는 4만950원까지 5배 이상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지난해 7월 7020원까지 내려갔다. 이에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할 수 있도록 유상할당비율을 확대하고 배출허용총량 설정을 강화한 4차 계획을 수립했다.

4차 계획의 골자는 '전환, 산업, 폐기물, 수송, 건물, 공공·기타' 등 6개로 구분했던 배출허용 총량을 '발전'과 '발전 외'로 단순화시켰다. 형평성 문제를 없애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는 발전사가 아닌 모든 기업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또 배출권을 경매로 구매해야 하는 대상을 업체가 아닌 그보다 작은 사업장 단위로 선정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유상할당 비율은 상향 조정될 예정이며, 특히 발전 부문은 이 비율을 대폭 상향키로 했다. 구체적인 수준은 경제·산업계 부담과 에너지 믹스 개선, 감축활동 지원 등을 고려해 내년 6월 말까지 결정된다. 5차 할당계획 기간에는 탄소누출업종도 산업보호조치를 도입하면서 유상할당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탄소누출업종은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으로, 국내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될 경우 규제가 약한 다른 국가로 사업장을 이전할 우려가 있는 업종을 말한다.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확실한 특전(인센티브)을 제공하기 위해 할당체계를 개편하고 기업의 감축지원을 강화한다. 4차 할당계획 기간에 온실가스 배출효율이 우수한 기업에게는 유리한 배출권 할당방식인 '배출효율기준(BM) 할당'을 참여대상의 75%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준 수치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온실가스 배출효율 개선되도록 유도한다.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로 증가가 예상되는 수입금은 기업의 감축활동에 재투자하고, 탄소차액계약제도, 탄소중립 핵심기술 개발·실증지원 등을 통해 혁신적인 감축기술이 조속히 도입되도록 한다. 탄소차액계약제도는 기업이 감축 신기술을 도입할 경우 정부가 일정기간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해 기업의 감축투자를 유도하는 지원제도다.

아울러 적정 배출권가격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감축투자를 촉진하도록 '시장' 기능을 강화한다. 4차 할당계획 기간부터는 이전 계획기간 대비 배출권 이월을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제3자의 시장 참여를 확대해 배출권시장의 활력을 제고한다. 또 배출권 위탁거래, 선물거래 등 다양한 거래 형태를 안착시켜 배출권시장의 '금융시장화'를 도모한다. 5차 할당계획 기간에는 더욱 자유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표배출권제도와 배출권 이월제한제도 등의 폐지를 검토한다.

한편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배출권 시장 운영을 위해 사전에 공표된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배출권 수급균형을 조정하도록 하는 '한국형 시장안정화제도'를 4차 할당계획 기간부터 시행한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기업의 감축노력이 기업의 ‘부담’이 아닌 ‘기회’로 이어지도록 배출권거래제도를 개편하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한 우리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트럼프 코드 맞추기?...美 대형은행들 '넷제로연합' 줄이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월가의 대형은행들이 줄줄이 탈탄소 연합전선에서 이탈하고 있다.2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

정부 '배출권거래제' 10년 청사진 확정...발전사 유상할당 대폭 상향

오는 2026년부터 발전사들은 온실가스 배출권에 대한 유상할당 비율이 대폭 상향된다. 또 2031년부터는 '탄소누출업종'도 산업보호조치와 함께 유상할당

함영주 회장, 하나금융 주식 5000주 매입..."책임경영 의지표명"

하나금융그룹은 함영주 회장이 지난 27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명확히 표명했다고 31일 밝

ESG평가 'A' 받았던 애경...제주항공 참사로 '불매운동' 조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둘러싸고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애경산업 주가가 급락하고 온라인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

금융위, 내년 상반기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확정 발표할듯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에 지속가능성 공시제도의 적용대상과 추진일정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현대차·기아, 완성차 생애주기 전과정 배출량 관리시스템 구축

현대자동차·기아가 원료 채취부터 제품 폐기에 이르기까지 완성차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현대&middo

기후/환경

+

美플로리다에 영하권 '한파'…'북극 소용돌이' 넓어진 이유는?

북극의 찬 공기 흐름이 확장되면서 따뜻한 휴양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가 영하까지 떨어질 전망이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기상청(NWS

중국도 작년 평균기온 '역대 최고'...기상재해도 빈번했다

중국의 지난해 연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2일 중국 기상국은 2024년 중국 연평균 기온이 10.92℃로 평년에 비해 1.03℃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철강 등도 유상할당 도입해야"...환경단체들 '정부 배출권거래제' 압박

유럽연합(EU)의 탄소 무역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도 조속히 유상할당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2일 기후솔루션, 빅웨이브,

공항 울타리까지 쓸려갔다...가라앉고 있는 해변도시

해수면 상승으로 인구 절반이 떠난 지역이 있다.파푸아뉴기니의 도시 케레마에 위치한 파리바 해변은 해수면 상승과 모래 침식으로 해안지역이 사라

경기도, 2029년까지 '탄소중립 물 관리기술' 개발한다

경기도가 오는 2029년까지 74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상하수시설 운영과 재생에너지 활용 하수처리 등 '탄소중립 물 관리기술' 개발에 나선다.2일 경기도

2024년 한반도 평균기온 14.5℃...5년새 2℃ 높아졌다

한반도의 기온상승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 2023년에도 '역대급 더운 해'를 기록했는데 2024년의 평균기온은 이보다 더 높아져 '역대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