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또 신기록...2024년은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9 10:55:30
  • -
  • +
  • 인쇄
▲역대급 더위를 기록한 2024년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13년 이래 2024년이 가장 더웠다. 

9일 기상청은 지난해 연평균 기온이 평년(1991∼2020년 평균) 연평균 기온 12.5℃보다 2℃ 높은 14.5℃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부터 따지면 52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 2023년에도 연평균 기온 13.7℃로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는데 이 신기록을 1년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기상청은 서울·부산·대구·인천·목포·강릉 등 1900년대 초부터 기상관측을 시작한 6개 지점만 두고 연평균 기온을 산출해도 2024년 연평균 기온이 '역대 1위'라고 했다. 6개 지점 가운데 가장 늦게 기상관측을 시작한 강릉에서 관측을 시작한 때가 1911년인데, 이 기준으로 따지면 113년만에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사실 이같은 결과는 예고됐다. 지난해 1월~12월까지 12개월 모두 월평균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았다. 특히 9월은 월평균기온이 24.7℃에 달해 '가을폭염'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평년기온보다 무려 4.2℃나 높았던 것이다.

'열대야' 일수(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도 24.5일로 평년 6.6일보다 3.7배나 높았다. 1973년 이래 가장 많다. 폭염일수(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는 30.1일이었다. 이는 역대 2위지만 평년 11.0일보다 2.7배 많았다.

▲1973년~2024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 (사진=기상청)

2024년 기록적 더위의 원인으로 뜨거워진 바다가 지목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8.6℃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 17.3℃을 1.3℃나 웃돌았다.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9월은 해수면 온도가 27.4℃까지 치솟아 10년 평균 24.2℃보다 3.2℃나 높았다. 달궈진 바다는 바다를 지나는 바람을 데워 더위를 부추긴 것이다.

우리나라 해역뿐 아니라 북서태평양과 북인도양도 해수면 온도가 높았는데, 이는 각각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을 강하게 발달시켰다. 티베트쪽 눈덮임이 적었던 점도 티베트고기압 발달에 일조했다. 그 결과 두 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9월까지 '최악의 더위'가 이어졌다.

지난해 강수량은 1414.6㎜로 평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강수 양상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통상 비가 적게 오는 2월 강수량이 102.6㎜로 평년 강수량(35.7㎜)의 3배 가까이 됐고, 일반적으로는 비가 많이 오는 8월 강수량은 87.3㎜로, 평년 강수량 282.6㎜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2월 강수량이 8월 강수량보다 많은 연도는 1973년이었다.

2월의 많은 비와 8월의 적은 비 원인도 모두 뜨거운 바다에서 기인됐다. 지난해 2월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 대류활동이 활발해지며 인도양 쪽에 고기압이 발달했고, 그 영향이 대기파동(대기 중 에너지가 전파되는 현상)으로 전달돼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했다.

우리나라 동쪽 고기압은 차가운 대륙고기압 남하를 저지했고, 결국 우리나라는 따뜻한 고기압과 찬 고기압 사이에 놓이게 됐다. 두 고기압 사이 저기압이 발달하고 고온다습한 남풍까지 불어들면서 2월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8월은 뜨거운 바다 때문에 왕성해진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어 맑은 날이 지속하며 가물었다. 지난해 여름철 내린 비(602.7㎜) 중 78.8%(474.8㎜)가 장마철에 내린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장마철 강수 집중도가 이렇게 높은 적도 1973년 이래 처음이다.

비가 내릴 때 매우 거세게 쏟아진 점도 특징이다. 7월부터 9월까지 16개 관측지점에서 1시간에 100㎜ 이상 비가 왔고 특히 7월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1시간 동안 146㎜의 폭우가 내렸다. 11월에는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서울(11월 28일 일최심적설 28.6㎝)과 인천(26.0㎝), 경기 수원(43.0㎝)에서 11월 일최심적설 최곳값이 갱신됐다.

이 폭설도 서해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뜨거워 찬 공기가 남하할 때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눈구름대가 잘 발달했기 때문이었다.

기상청은 지난해 기후특성을 담은 보고서를 2월말 발간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COP30] 하루 늦게 나온 '합의문'...화석연료 빠진 '반쪽짜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최종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이 빠져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있다.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