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땔감 역할'...경북지역 산불피해 키웠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8 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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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남선면까지 번진 산불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의성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한 산불은 7일째 접어들면서 경상북도 지역에 역대급 산불 피해를 낳았다. 

28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경북 시·군별 산불영향구역은 의성 1만2821㏊, 안동 9896㏊, 청송 9320㏊, 영양 5070㏊, 영덕 8050㏊으로, 4만5157㏊에 달한다.

아직도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구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지역 평균 진화율은 85%인 것으로 집계됐다. 안동 진화율은 28일 오전 5시 기준 85%를 보였고, 청송 진화율은 89%까지 높아졌다. 영양은 76%, 영덕은 65%의 진화율을 보였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경북지역의 산불피해가 컸던 것은 소나무 숲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상북도 소나무 숲 면적은 전국 1위다. 전체 산림면적 가운데 소나무 숲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산림청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경북 소나무(소나무·해송) 숲 면적은 45만7902㏊로 강원(25만8357㏊), 경남(27만3111㏊)보다 훨씬 넓다.

문제는 이 소나무가 산불이 발생하면 땔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소나무는 활엽수보다 1.4배 더 잘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긴 것으로 국립산림연구원의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이는 소나무의 송진이 불이 잘 붙고 오래 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그대로 붙어 있어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고서 확산하는 수관화(樹冠火)가 발생하기도 쉽다. 수관화가 생기면 많은 불똥이 만들어지고 불이 수십∼수백m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이 생긴다. 이번에도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수킬로미터씩 휙휙 날아다니는 불씨가 산불을 키웠다. 

그러다보니 22일 의성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24일 안동으로 번졌고, 다시 이틀만에 영양과 청송, 영덕 등 7개 지역으로 확산됐던 것이다. 이 지역들이 모두 소나무 숲이 많은 곳들이다. 

여기에 강풍까지 불길을 부채질하면서 의성 산불은 동해안까지 빠르게 번져 영덕이 불바다가 됐다. 초속 10~18m에 이르는 바람은 불똥을 바다에 정박해놓은 배까지 떨어뜨리면서 바닷가 마을이 초토화가 됐다.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에 닥치기전에 주불을 진화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시기를 놓치면 다음주까지 비 예보는 없고 강풍 예보만 있기 때문에 28일을 산불진화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모든 자원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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