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7일만에 진화...성묘객 실화가 역대급 재앙됐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8 18: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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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지역 산불도 주불 잡혀
산청 지리산 지역 진화 총력
▲안동 남선면까지 번진 산불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피해를 낳고 있는 영남권의 산불이 28일을 기점으로 진정되기 시작했다. 의성·안동지역 산불은 이날 오후에 주불을 진화하면서 7일째 이어지던 산불을 잠재웠고, 산청·하동 산불도 주불은 진화했고 마지막 화선이 형성된 지리산국립공원에 진화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28일 임상섭 산림청장은 "오후 5시부로 경북 산불이 모두 진화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 의성군 괴산리의 한 야산에서 한 성묘객의 실화로 불이 발생한지 149시간36분만에 꺼졌다. 경북에서만 사망자가 24명이 나왔고, 산불 영향구역은 이날까지 4만5157헥타르(ha)로 집계됐지만, 추가적인 피해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 청장은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산불 확산 속도가 현저히 줄어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말하면서 "시군별로 잔불진화를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에 따라 재발화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잔불을 정리하는데는 길게는 5~6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불어올 초속 20m에 이르는 강풍이 재발화 가능성의 최대 변수다. 

의성과 안동의 주불을 진화하기에 앞서 영덕군이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주불 진화를 마쳤다. 영양군은 오후 4시쯤 주불을 잡았다. 영덕군 산불은 이날 새벽까지만 해도 진화율이 65%에 불과했는데 전날 내린 비가 산불이 이러저리 확산되는 것을 막아준 덕분에 진화율을 높일 수 있었다. 영양군에서는 강한 비가 내리면서 산불 진화를 도왔다.

경남 산청 산불은 발생한지 8일만에 하동 주불이 잡혔다. 산청 산불은 지리산권역 진화가 남았다. 그러나 지리산권역은 비교적 길지 않은 5㎞의 화선임에도 험준한 지형과 강풍 때문에 주불 진화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옮겨붙은 화재 규모는 30∼40㏊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약 4.5㎞ 떨어진 관음사 인근까지 뿌연 연기가 치솟아 관음사 주변으로 방화선을 설치한 상황이다. 바람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은 발생 6일만인 27일 오후 8시 40분을 기해 진화율 100%를 달성했다.

▲소방헬기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산불은 역대급 피해를 입혔다. 산림은 4만8000헥타르(ha)가 불탔다. 서울면적의 80%에 이른다. 사망자도 28명이 나왔다. 불을 끄다가 불길에 갇히거나 대피하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부상과 경상까지 합치면 사상자는 65명에 이른다. 피해자 대부분 거동이 민첩하지 않은 고령자들이다.

이번 산불은 사람의 실화에 의해 발생한 것이어서 더 아쉬움을 자아낸다. 의성 산불은 한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면서 불을 냈고, 산청 산불도 예초기의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기 때문에 자칫 작은 불씨에도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겨울가뭄 끝에 발생한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가지와 낙엽이 불쏘시개가 되어 불길을 더욱 키운다.

이번 산불 역시 순식간에 이산에서 저산으로 불길이 번졌다. 경상북도는 특히 화재에 취약한 소나무숲이 많은 지역이어서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틀만에 안동으로, 안동에서 이틀만에 영양과 청송, 영덕으로 번지면서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워버린 것이다. 거기에 초속 10~20m에 이르는 강풍이 계속 불면서 불길을 부채질했다. 

결국 지난 27일 오후에 비가 내리면서 불길은 더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다음주까지 비소식이 없는 상태에서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되면서 대기는 다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건조한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여, 산불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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