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가 쏘아올린 '상호관세' 여파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당사국인 미국과 전세계 증시를 끌어내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상호관세 26%가 부과된 우리나라는 7일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 지수가 전장 대비 4.31% 내린 2359.25에서 출발해 오전 내내 기준 마이너스 4%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5만3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고, SK하이닉스는 무려 7%대가 급락한 16만9400원대까지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사흘 동안의 누적 낙폭이 14%에 달하며 삼성전자도 9%가량 떨어졌다.
반도체주는 아직 품목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낙폭이 거세지고 있는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부과가 임박해졌다는 사실을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전세계 교역대상 국가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하는데 이어, 국가별로 최대 39%의 추가관세를 부과해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 정부의 고강도 상호관세 조치에 반발한 중국이 34%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애플과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7개 대형 기술주는 이날 3%∼10%의 낙폭을 기록했고,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사이에 8000억달러에서 1조달러가 증발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을 우려한 시장의 반응으로 보인다.
상호관세 32%가 부과된 대만 주식시장도 7일 개장과 동시에 9% 넘게 하락했다. 상호관세 24%가 부과된 일본 닛케이도 8% 급락했다.
이처럼 전세계 증시가 미국의 상호관세에 충격적인 낙폭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설 기세가 전혀 없다.
중국이 보복관세와 희토류 미국 수출금지 등의 조치를 예고한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해소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상호관세로 인해 미국 증시가 폭락한데 대해 "때로는 약을 먹어야 한다"라고 언급해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면서 뉴욕증시는 월요일 개장도 폭락으로 출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다.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의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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