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가적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에 6월 4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뉴스;트리가 기후환경 부문에서 사회 각계에서 새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순환경제는 이제 환경정책이 아니라, 자원안보와 산업경쟁력의 핵심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자원 자급률이 절대적으로 낮은 국가"라며 "안정적인 공급망 없이는 산업 유지 자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각 국가들의 정책과 전쟁 등으로 글로벌 자원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버려지는 자원을 자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정책 과제로 홍 소장은 '재생자원 공급망 구축'을 꼽았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추진중인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정책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이 준비를 시급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신재 수준의 고품질 재생원료를 확보하려면, 기술투자뿐만 아니라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순환경제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선 '에코디자인 의무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강화' 등 이른바 '규제 3종세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에코디자인은 EU의 환경정책 중 하나로 철강·알루미늄·섬유·가구·ICT제품군 등 여러 대상 품목에 대해 제품 순환성, 에너지 효율성, 재활용 가능성 향상 등을 목표로 제품의 성능과 정보를 공개하는 법안이다. 이를 통해 제품 수명을 늘림과 동시에 재활용 여부 등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배터리 생산시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재생원료 인증제'를 오는 2027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생수·음료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 의무 목표율을 기존 3%에서 10%로 상향하고 2030년까지 비율을 30%로 올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법령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소장은 마지막으로 EPR 제도가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PR 제도란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에 대해 생산자가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지도록 하고, 이를 위해 재활용분담금을 내도록 하는 환경 정책이다. 현행 EPR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단순 수치상의 재활용률만 평가한다는 점이다. EPR제도가 시행되고 폐자원 수거율과 재활용률은 올랐지만, 각 자원에 적합한 고품질 재활용보다 싸고 간편한 저품질 재활용으로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자원을 어떻게 순환하는지 정성적인 평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최대한 양만 늘려 재활용률을 높이고 나머지는 분담금으로 떼우는 식이다.
홍 소장은 "지금의 EPR 제도는 분담금 납부로 책임을 대체하는 형식적인 구조"라며 "생산자가 제품 설계부터 생산, 폐기, 수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책임을 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소장은 규제 강화와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재생원료 10% 사용을 수년째 예고했지만 어떤 기업도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며 "신뢰가 없으니 규제 적용 직전까지 눈치만 보고, 먼저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목표와 구체적인 로드맵,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돼야만 산업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정책이 바뀌면 기업도 바뀐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순환경제는 산업전략'이라는 문장을 새 정부가 선언하면서 이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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