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농민들 달래기?...보조금 늘리고 환경규제 완화 추진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0 10:08:14
  • -
  • +
  • 인쇄
▲ EU 농업 담당 집행위원 크리스토프 한센이 농민의 연간 행정부담을 약 15억유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진=EU)

2기 집권을 추진 중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소규모 농가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확대하고, 행정 및 환경 규제는 간소화하는 '공동농업정책(CAP) 개정안'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번 개정안은 농가의 행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디지털 행정시스템 도입과 환경 조건의 유연한 적용이 골자다. EU 집행위는 이번 조치로 농민들이 연간 약 15억8000만유로(약 2조5000억원)의 점검비용을 아낄 수 있고, 각국 정부는 약 2억1000만유로(약 3200억원)의 행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기농 인증 및 환경 조건 관련 중복 점검을 줄이고, 농민이 데이터를 한 번 제출하면 여러 행정 절차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일괄 제출, 중복 활용' 방식이 도입된다. EU는 이를 위해 각국 정부에 상호운용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시스템을 갖출 것을 권고했다.

소농에 대한 보조금도 확대된다. 농가의 연간 보조금 상한액은 1250유로(약 200만원)였는데 이를 2500유로(약 400만원)로 2배 올린다. 또 최대 5만유로(약 8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단순 보조금 제도도 새로 마련됐다. 자연재해나 가축 질병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구제하기 위한 자금도 각국 전략계획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이번 개정안은 유럽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농민시위 대응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겨울 벨기에와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도심을 점거하며 복잡한 행정 절차와 환경 규제에 항의했다. 당시 EU의 '그린딜' 정책과 우크라이나 농산물 유입,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이 겹치며 농가 부담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크리스토프 한센 EU 농업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편은 단순한 행정 효율화가 아니라 경쟁력 강화, 디지털화, 회복탄력성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며 "농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국간 농업 현실이 달라 일률적 환경 규정 적용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그린 스카이패스 프로젝트'...도심숲 조성한다

대한항공이 스카이패스 회원과 함께 환경에 기여하는 '그린 스카이패스(GREEN SKYPASS)' 2차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그린 스카이패스는 대한항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기후/환경

+

'아시아 온난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르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해수면 상승, 해양열파, 극한강수로 몸살을 앓았던 아시아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잠잠한 대서양...6월말인데 허리케인 발생건수 'O'인 까닭

올해 대서양이 잠잠하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6월이 3주나 흘렀는데도 아직 첫번째 허리케인도 발생하지 않았다. 바닷

비닐봉투 사용금지 했더니...해안쓰레기가 줄었다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해안에서 발견된 비닐쓰레기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닐봉투에 의한 동물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