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는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상태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구를 2015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와 환경평가청(PBL)의 데틀레프 반 뷰렌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9가지 지구 위험 한계선(행성경계) 중 '해양 산성화'와 '대기오염', '오존층 파괴'를 제외한 6가지가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상태'에 들어섰다. 그러나 연구팀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식량 소비를 전환하는 등 지속가능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2015년 수준으로 지구를 되돌릴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안전을 평가한다. 한계선을 넘으면 더 이상 지구는 안정적이지 않고, 급격히 악화해 인류에게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 모른다. 현재의 추세와 정책을 이어간다면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토지 사용 △담수 사용 △해양 산성화 △대기오염 △오존층 파괴 △비료 사용으로 유발되는 생물지구화학 흐름 △화학오염 등 9가지 한계선 가운데 '오존층 파괴'를 제외한 8가지가 2050년에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50년까지 지구 환경을 2015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 파리기후협정 1.5℃ 목표 달성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감축해 1.5℃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 달성해야 한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를 1.5℃ 이전으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는 기후위기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0년 단위로 지구 온도를 산출했을 때, 2015~2024년 지구 온도가 1.25℃ 높아졌다고 밝혔다. IPCC는 인류가 온실가스를 더 감축하지 않는다면 2040년에 1.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식단의 80%를 식물성으로 섭취해야
식물성 지구 건강식단(EAT-Lancet)으로 전세계 섭취량의 80%를 달성해야 한다. 육류와 유제품 온실가스 배출량은 식물성 식품보다 많게는 20배 많다. 소고기 1kg당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70.6kg이지만, 두부 1kg은 배출량이 3.2kg이다. 과일이나 채소, 통곡물, 콩 등 식물성 식품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보다 적은 에너지와 땅,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교적 적다.
◇ 음식물 쓰레기 절반으로 줄여야
식량 낭비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에서 10억5000만톤의 식량이 낭비됐다. 보고서는 "농지 조성이 자연생태계 내 서식지를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음식물 쓰레기는 전세계 농경지 30%를 유지하는 규모와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전세계 지구온난화 배출량의 최대 10%를 차지한다. 항공 부문 배출량보다 약 5배 많은 양이다.
◇ 물 이용량 최대 30% 줄여야
물 이용량도 줄여야 한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최소한 에너지, 가정 및 산업을 위한 물 이용량을 20%, 관개를 위한 물 이용량을 30%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물 관리에 실패하면 가뭄, 홍수, 폭우 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또한 과도한 개발, 지하수 이용, 산림 파괴 등으로 물 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수자원 배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 화학비료 과다 사용 자제해야
질소·인 함유량이 적은 비료 사용을 70-80%로 늘려야 한다. 농업에서 과도한 비료 사용으로 인해 토지·해양 내 질소와 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면 어패류가 질식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치며, 토양을 황폐화하기도 한다.
이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지구 상태를 2015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반 뷰렌 교수는 "장기적으로 살기좋은 지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2050년 이후에도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에도 일부에서는 지구 위험 한계선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은 1970년과 비교해 △기후 변화 △ 비료 사용으로 유발되는 생물지구화학 흐름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악화됐다.
반 뷰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더 안전한 한계로 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단호하고 체계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국가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5월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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