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빠르게 많이 저장한다...리튬급 수계배터리 '커패시터' 개발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9 11:01:00
  • -
  • +
  • 인쇄

▲GIST 화학과 박찬호 교수, 신소재공학과 조영훈 박사과정생·유승준 교수+김종경 박사(GIST 화학과 졸업) (사진=GIST)


수십초 내 충전이 가능하면서도, 리튬 에너지와 비슷한 에너지 저장 성능을 갖춘 차세대 에너지 저장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박찬호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유승준 교수 공동연구팀은 레독스 슈퍼커패시터의 에너지 저장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재생에너지 활용이 증가하면서 과다 생산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빠른 충·방전 속도와 긴 수명을 가진 커패시터가 주목받고 있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빠르게 방출하는 부품으로 고속 반응이 필요한 장치에 사용된다.

수계배터리 기반의 커패시터는 충전하는데 3~4시간 걸리는 리튬배터리에 비해 수십초 내에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리튬배터리가 150-200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는 반면, 수계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75Wh/kg에 불과하다는 게 단점이다.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에너지 손실이 많다.

이처럼 수계배터리는 에너지 저장량(밀도)이 낮아 리튬배터리를 대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수계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리튬배터리 수준의 커패시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조영훈 박사과정생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연구는 커패시터 에너지 밀도를 100Wh/kg 이상으로 높여 리튬배터리 만큼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며 "수계 레독스 커패시터 시스템에서 125Wh/kg라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레독스 슈퍼커패시터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전해질 속 레독스 활성물질의 농도를 높이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법은 활성물질이 전극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자가방전 현상을 유발하고, 충·방전 효율(쿨롱 효율)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펜틸바이올로젠(pentyl viologen, PV)과 브로마이드(bromide, Br)를 각각 음극과 양극의 전해질로 사용하는 듀얼 레독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PV를 음극 전해질, 브로마이드를 양극 전해질로 사용해, 두 물질이 함께 반응하면서 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두 물질은 충·방전 과정 중 고체 화합물을 형성하며 자가방전을 억제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펜틸바이올로젠(PV)과 브로마이드(Br)는 각각 약 2나노미터(nm)와 0.19nm 크기이며, 이처럼 크기 차이가 큰 활성물질을 모두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기공 크기 조절이 핵심이다. 하지만 기존의 기공 조절 방식은 미세기공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공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저렴한 합성법을 개발해, 미세기공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중형기공의 비율을 효과적으로 늘린 새로운 탄소 소재를 만들었다. 이 탄소 전극을 PV/Br 기반 레독스 슈퍼커패시터에 적용한 실험 결과, PV 분자의 흡착량이 에너지 밀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함께, 2~10nm 크기의 중형기공이 PV 분자의 흡착과 확산에 가장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해질 농도를 최대로 높이고 비표면적 3309m2/g, 기공 부피 2.38cm3/g의 탄소 전극(K1.5_TO)을 사용해, 수계 레독스 커패시터 시스템에서 리튬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125Wh/kg라는 에너지 밀도를 구현해냈다.

유승준 교수는 "에너지 저장장치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재의 성능뿐만 아니라, 소재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레독스 전해질과 다공성 탄소 전극의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사례로, 향후 다양한 고성능 레독스 전지 설계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