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과 미세플라스틱, 인공조명 등 인간활동에서 비롯된 신종 위험이 꿀벌 등 수분 매개종들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진은 5월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꿀벌의 위협요인 12가지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까지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의 농약,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외에도 전쟁과 무력 분쟁, 미세플라스틱, 항생제 오염, 야간 조명, 복합 농약 사용, 대기오염, 산불 등 새로운 인위적 위협이 벌의 생존을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작물 다양성 감소를 초래해 벌이 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섭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유럽 전역 315개 벌집에서는 페트(PET) 등 합성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가로등과 같은 인공조명은 야행성 수분곤충의 꽃 방문을 6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간 수분에 의존하는 식물의 생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농업용 항생제는 벌집과 꿀에까지 축적돼 벌의 꽃 방문과 채집 활동을 저해하며,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농약은 단일 기준에서는 '안전' 수준이지만, 다른 화학물질과 혼합되면 예기치 못한 독성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기오염은 생존, 번식, 성장 단계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보고서는 또한 일부 기후 대응 조치가 수분곤충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흡수를 위한 단일 수종 조림은 꽃가루 공급이 부족해 수분곤충에 적합하지 않으며, 광산 개발시에도 수분곤충 서식지를 피하거나 복원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레딩대학교의 사이먼 포츠 교수는 "위협을 조기에 식별하고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수분곤충 붕괴를 막는 핵심"이라며 "벌은 단순한 보존 대상이 아니라 식량안보, 기후 복원력, 경제 안정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벌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레딩대학교와 글로벌 보전 캠페인 '비:와일드(Bee:wild)'가 공동 발표했으며, 세계 10여명의 수분곤충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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