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도 '무기한 연기'…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가동 '삐걱'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30 08:00:02
  • -
  • +
  • 인쇄
▲재활용종합클러스터가 들어서는 SK 울산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SKC·롯데케미칼에 이어 SK지오센트릭도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공장을 짓는 것을 무기한 연기했다. LG화학만 예정대로 오는 6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서 건설중이던 연간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가 가능한 '재활용종합클러스터'(ARC, Advanced Recycling Cluster) 공장준공을 지난 3월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3년 착공한 울산 ARC는 축구장 22개 크기로,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시설로 주목을 받았다. 착공할 당시에는 올해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갔고, 그 결과 준공이 무기한 연기됐다. SK지오센트릭은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2027년 준공할 예정이었던 연산 7만톤 규모 재활용 공장 추진도 중단했다.

2020년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던 SKC도 지난해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SKC는 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 부지 내 파일럿 설비 구축을 계획했으나,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프로젝트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설립한 열분해유 연구개발 법인 '올뉴원'도 청산 진행중이다.

앞서 롯데케미칼도 약 1000억원을 들여 울산2공장 내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해중합 설비와 연산 11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 생산공장에 대한 완공시기를 2024년에서 2027년으로 3년 미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친환경 기조를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업황과 여러 조건들을 검토해보며 시기를 조절하는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공장 건설을 하염없이 미루고 있다. GS칼텍스는 열분해유 생산공장 건설을 목표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2021년부터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이 실증사업만 5년째 하고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공장건설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그러나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LG화학은 예정대로 올 6월에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착공했던 이 공장은 당초 지난해말 완공해 올초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계획보다 늦어졌다. 다른 석유화학업체와 달리 LG화학이 악조건에도 공장 완공을 추진하는 것은 경영진이 재활용 등 친환경사업이 개화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25년 상반기 내 공장을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생산공장 현황 ⓒnewstree

당초 석유화학업체들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열분해유 사업이 이처럼 주춤하게 된 것은 업계 불황과 글로벌 정세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글로벌 ESG 정책에 대한 동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석연료 중심으로 정책기조를 바꾸면서 전세계적으로 재활용 시장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판로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껏 생산했는데 판로가 마땅하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는 것이다"며 "정부 정책과 규제 없이는 이 사업을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 업황이 침체되면서 자금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석화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시장 단가가 급락하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44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는데, 화학사업에서만 1143억원의 적자가 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ESG와 탈탄소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정책기조가 확실해지면 멈췄던 사업들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