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만 되면 등장하는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때문에 온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러브버그는 도심 주택가, 산림 등을 가리지 않고 떼로 나타나 야외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지 않는다. 오히려 유기물 분해와 진드기 퇴치 등 생태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익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환경부도 가급적 살충제 대신에 물을 분무기에 넣어 뿌리는 방식으로 친환경적인 퇴치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개체수가 너무 많은 탓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해결해달라는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러브버그가 새까맣게 뒤덮은 계양산 정상의 모습이 소셜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로 러브버그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는 인천시 계양구의 경우는 지난 23~27일까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359건이나 접수됐다.
산뿐만이 아니다. 도심 곳곳에 러브버그가 출몰하는 탓에 시민들은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창문에 다닥다닥 새까맣게 붙어있어 문 열기가 겁이 날 정도다. 노상에 테이블을 마련한 야외식당들도 러브버그 때문에 장사를 하기 어려울 정도다. 무리지어 날아다니다가 음식에 떨어지고 옷에 수도 없이 달라붙기 때문이다. 서울시에도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수천건이나 접수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해마다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습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개체수가 더 불어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기온이 상승하면 2070년께 한반도 모든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러브버그는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한다. 비록 해충은 아니지만 떼로 날아다니는 모습 탓에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인 방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자체 등 관계자들은 친환경 방역을 하고 있으나 개체 수 조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계양구는 일단 민원이 집중된 계양산 정상을 중심으로 대형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고 에어건 살포와 물청소 등으로 사체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계양구에 따르면 계양산 정상부 러브버그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추이를 관찰한 결과 전날보다 4분의1 수준으로 개체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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