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47℃까지 치솟는 역대급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세계기상기구가 전세계는 이제 폭염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 클레어 눌리스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는 폭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눌리스 대변인은 "보통 7월이 북반구에서 가장 무더운 시기지만 올해는 여름 초입부터 극심한 더위가 시작됐다"며 "북아프리카에서 형성된 고온건조한 열돔이 뜨거운 공기를 유럽 상공에 가둬두고 있다"고 전했다. 열돔의 발원지와 가까운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알제리는 이미 가뭄을 겪고 있다.
WMO는 지중해의 이례적인 해수 온도 상승을 유럽 대륙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도시 열섬 현상 역시 폭염의 한 원인으로 언급했다. 열섬 현상이란 도심의 콘크리트 건물과 도로가 낮 동안 태양열을 흡수하고 밤이 되어도 쉽게 식지 않아 도시 전체의 온도가 주변 지역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여러 상황이 겹쳐 현재 유럽은 역대급 폭염을 겪고 있다. 6월부터 시작된 이번 폭염으로 포르투갈 도시 모라는 지난달 30일 낮 최고기온이 46.6℃까지 치솟으며 6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스페인 남부 엘그라나도도 46℃를 찍으며 6월 최고기온을 새로 갈아치웠다. 바르셀로나 역시 100년 넘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다고 스페인 기상청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는 1일(현지시간) 유럽 본토 96개 권역 중 16곳에 폭염 적색경보, 68곳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수도 파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40℃ 이상을 찍을 전망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날부터 2일까지 1350곳의 공립 학교가 전체 또는 부분 휴교한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28일 코르도바에서 노동자 1명, 바르셀로나에서 시 공무원 1명 등 2명이 숨졌는데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일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볼로냐 인근에서 47세 건설 근로자가 태양 아래서 장시간 근무하다 갑자기 쓰러진 뒤 사망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피에르 마셀로 통계학자는 유럽을 덮친 폭염 때문에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3일까지 나흘 사이에만 4500명이 넘는 초과사망(excess death·통상 수준을 초과해 발생한 사망자수)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